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한국시간)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국빈방문을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제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한국시간)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국빈방문을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한국시간) 새벽 평양공항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4년 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은 세 번째다.

크렘린궁은 이날 오전 2시 46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북한 수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매체들은 플라이트레이더24 등 항공 추적 사이트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가 이날 오전 2시 22분 순안공항에 착륙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서 푸틴 대통령을 영접했다고 현지 특파원을 통해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새벽 시간임에도 단정하게 머리를 다듬고 직접 공항에 영접하러 나왔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 밖으로 나올 때까지 ‘혼자’ 뒷짐을 지고 기다리고 있다가 두 차례 서로를 껴안고 손을 맞잡았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지역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이날 밤 일류신(IL)-96 전용기를 타고 북한으로 이동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1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늦게 평양에 도착하면서 하루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오후 베트남으로 출발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북한에 실제 체류하는 시간은 공식 발표됐던 ‘1박2일’이 아니라 만 하루가 되지 않는 ‘당일치기’인 셈이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00년 7월 19∼20일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북러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는 것은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푸틴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한국시간) 북한을 국빈방문해 에스코트를 받으며 평양 순안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제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한국시간) 북한을 국빈방문해 에스코트를 받으며 평양 순안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제공)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9일 오후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밀착해진 북러 관계를 격상하는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 1961년 옛 소련과 북한이 체결한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포함됐다가 1996년 폐기된 ‘자동 군사개입’ 조항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 협력에 합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CNN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보기 드문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이며 오랜만에 북한을 방문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치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다른 세계 지도자를 초청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에게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CNN은 “양국의 동맹 관계 심화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평양에서 무기를 조달할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과 서방 파트너들의 제재와 씨름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강화를 위한 경제적 지원과 기술 이전의 대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절실히 필요한 군수품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무기 협정을 체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집권 5기를 공식 시작하고 가장 먼저 중국(5.16∼17)을 방문한 뒤 벨라루스(5.23∼24), 우즈베키스탄(5.26∼28)에 이어 북한을 네 번째 해외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북 일정을 마친 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초청으로 19∼20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기 위해 19일 오후 북한을 떠나 베트남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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