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객원기자
올해의 국방예산은 작년보다 5.4%가 늘어난 52조 8401억 원이 배정되었다.
이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병사 월급 인상이다.
2021년 병사 월급은 병장이 60만 8천 500원, 상병은 54만 9천 200원, 일병이 49만 6천 900원, 이병은 45만 9천 100원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2017년 배정했던 병사들의 월급 중 병장의 경우 21만 6천 100원을 비교해 보면, 무려 282%나 증액된 셈이다. 엄청난 증액이다.
또 매년 증액 규모도 박근혜 정부 이전에는 1~2만 원 정도였으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9년에는 동결되었지만 2020년부터는 매년 5~6만 원 정도로 대폭 인상되었다. 특히, 병사들의 복지와 품위유지 차원으로 매월 1만 원의 이발비도 봉급에 포함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게 보훈의 격을 높이겠다는 것과 나라의 경제력에 합당한 보훈복지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국군의 사기 앙양과 국민의 건전한 안보관 확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나, 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이 경제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집행한 것은 일부 정치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국민에게 큰 힘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편, 중국 전한(前漢) 시대의 역사가 사마천(BC145년 생)은 지금으로부터 약 2100 여년 전에 나라의 경제력이 곧 국방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월나라의 부국강병책에서 찾았다. 월나라 왕인 구천은 오나라 부차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략가였던 계연과 범려를 등용하고 하루라도 빨리 오나라를 공격하자고 재촉했다.
하지만 계연은 경제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할 수 없다면서 경제 부흥정책에 전념했다.
그 결과 10년 만에 국력을 회복하고 오나라 부차를 공격하여 22년 전에 회계산에서 당하였던 치욕을 설욕하고 월나라가 중원을 호령하는 승자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백성을 보살핀 계연의 정책이다. 계연은 전쟁터에서 맏아들이 전사한 집은 3년간, 서자가 전사한 집은 3개월간 국가나 공공 단체가 백성에게 공과(公課)하는 노역(勞役) 즉 부역을 면제했다.
임산부에게는 나라에서 의사를 보내 건강을 돌봐주어, 남자아이를 출산하면 한 마리의 개와 술 두 병, 여자아이를 출산하면 어린 돼지 한 마리와 술 두 병을 보내 위로했다.
쌍둥이를 출산하면 양식을 제공하고 세쌍둥이를 출산하면 유모를 보내 아이들을 보살피게 했다. 이런 보살핌에 감동한 백성들은 전쟁이 나면 스스로 전쟁터로 나가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화살처럼 목표에 돌진하여 용감하게 싸워 승리를 쟁취했다.
전쟁의 승리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지도자가 경제를 부흥시키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백성을 잘 보살핀 결과이며, 높은 사기와 자발적 충성심이 바탕이 되어 이룩한 쾌거였다.
국가의 예산은 쓰일 곳이 참 많다. 보훈의 격을 높이고, 병사 봉급 인상을 비롯한 복지정책은 예산이 남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위하는 국가 지도자의 신념에서 비롯된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는 ‘선 복지 후 국방력’ 강화로 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정책과 미래지향적인 강군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국방부는 북한 민간인의 해안 침투사건으로 인해 경계실패에 대해 반성하고, 향후 철저한 경계 작전 태세를 유지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장병들에게 힘과 용기를 심어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