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한미 연합훈련을 하던 한국 공군의 KF-16 전투기가 6일 폭탄 8발을 민가에 잘못 투하해 마을 주민, 군인 등 총 1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초기부터 소방 당국으로부터 전투기 오폭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군 당국은 ‘오폭 사고’ 발생 1시간 40분이 지나 대외 공표를 하는 등 사건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전투기 오폭 사고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30㎞ 남짓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자칫 북한 지역을 폭격해 남북 간 우발적 충돌까지 벌어질 위험이 있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군은 이날 사고와 관련 “10시 4분쯤 KF-16에서 MK-82 일반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지역에 낙탄됐다”며 “이 전투기는 공·육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 참가 중이었다”고 밝혔다.
훈련 중인 전투기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공군은 사고 원인에 대해 “(폭탄의) 비정상 투하 원인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가 미리 좌표를 입력한 뒤 좌표가 정확한지 확인해야 하고 공중에서도 좌표를 다시 확인한 뒤 투하 후에는 육안으로도 식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KF-16 전투기 두 대 모두 오폭한 데 대해서는 “이번 훈련은 1번기가 사격을 하면 2번기가 같이 나란히 붙어서 동시에 발사하는 형태의 전술훈련이었다”면서 “세부적으로 2번기가 왜 그랬는지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이어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 대책 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민가에 포탄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78명과 장비 23대 등을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이 사고로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모두 15명이 다쳤으며 주택 5동과 창고 1동, 성당 1동, 비닐하우스 1동, 1톤 화물 차량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한미 연합훈련 중 발생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30㎞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 목표 폭탄 투하 지점과 실제 낙탄 지점이 8㎞ 남짓 차이 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쪽으로 조금 더 좌표가 잘못 입력됐다면 자칫 남북 간 우발적 충돌 상황까지 벌어질 위험이 있었다.
이날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은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하는 한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연합연습의 전초전 성격이었다.
공군은 이번 실사격 훈련에 KF-16를 비롯해 F-35A, F-15K, FA-50 등 전투기 13대를 투입했다. 훈련 참가 전투기들은 30여 발의 실폭탄을 투하하는 사격을 했다.
이날 출격한 KF-16 전투기는 2대이며 MK-82 폭탄을 각 4발씩 탑재했다. 2대가 탑재한 폭탄 8발 모두 정상적으로 투하되지 않고 사격장 외부에 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