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박세정 전문기자] 함승현 대한민국예비역부사관총연합회(이하 부총연)는 군 후배들을 위한 병무 및 사회정착 상담과 함께 교육센터를 건립해 전역한 후배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부총연(회장 오석철) 경기도지부장으로 부사관 총연합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함승현 경기도회장은 육군본부 비서실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였으며, 전역 후에는 회사 생활 중에도 학업에 매진하여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재다.
현재 그는 경기 파주에서 ‘만인의 맥 승현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국방신문은 20일 경기 파주 ‘만인의 맥 승현갤러리’에서 함 지회장을 만나 부사관으로 나라에 봉사했던 경험과 부총연 경기도지회의 운영 방침, 군 후배들을 위한 봉사 계획을 들어봤다.
함 지회장은 전역 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하여 2급으로 정년퇴직했으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법무법인 성현 고문, 파주시 ‘파란천사’ 위원장을 맡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상, 서울시장 표창(4회), 제11회 사회복지의 날 자원봉사상 등을 수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군에 입대한 계기와 복무 당시 주력하셨던 분야는?
A.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 모회사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중, 이대 출신 비서실 동료의 친구가 서울병무청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우연한 기회에 여군 입대 방법을 듣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1차, 2차 시험을 통과하고 여군학교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은 후, 육군본부에서 장군들을 보좌하는 비서실에 근무하게 되었다.
Q. 전역 후 예비역부사관총연합회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군 복무 당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졌던 류석연 대령 덕분이었다. 당시 여군 장군이 없던 시절, 여군 최고 계급자였던 류 대령께서 전역 후 군 관련 단체장으로 활동하시게 되었고, 저에게 함께해 달라고 요청하셨다. 복무 중 큰 도움을 주신 분이라 회사 일을 하면서도 자원봉사 형태로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다.
그 활동을 통해 여군 선배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부사관협회 홍보이사로 위촉되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대규모 행사를 기획·진행하게 됐다. 그 이후 대한민국예비역부사관총연합회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고, 어느덧 40년 넘게 군 관련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저에게는 단순한 참여가 아닌, 군을 향한 감사와 사명감을 실천하는 시간이었다.
“군 관련 봉사활동은 군을 향한 감사와 사명감 실천 시간”
Q. 여군 부사관들이 복무 중 또는 전역 후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A. 현재 대한민국 여군 부사관들은 각 군의 다양한 병과에 배치되어 남군과 동등하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지휘관으로서도 국가 안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여군의 비중과 위상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여군이 육군본부에 집중배치 되었으나, 현재는 전국 각지, 전군의 다양한 부대에 고르게 배치돼 활동 영역이 넓어진 반면에 그에 따른 체력적 부담과 근무 환경에서 어려움도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여군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복무 여건 개선이 필요하며, 심리적 안정과 권익 보호를 위한 전문 인권·상담 기관의 지원도 절하다고 본다. 나아가 승진 및 보직 등에서도 성별과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
제도적 개선을 통해 여군들도 자긍심을 갖고 더욱 안정된 환경에서 복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역 여군 부사관의 일가정양립 문제·육아 경력단절은 큰 장애물”
Q. 전역 여군 부사관들의 경력 단절문제나 재취업 현실을 어떻게 보시나?
A. 전역한 여군 부사관들도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로 인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은 여전히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군 부사관들은 군에서 오랜 시간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정예요원’이다. 제 주변의 후배들을 보면, 어떤 조직에 가든 자기 일처럼 책임감을 갖고 일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역량 있는 인재들이 단지 경력 단절이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기회를 잃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나 민간의 상담센터 등에서 여군 출신들의 경력 설계와 재취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강화되길 바란다. 전역 여군들이 다시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군 복무 시 여군 부사관으로서 느낀 차별이나 장벽을 꼽는다면?
A. 저는 육군본부 비서관으로 3년 6개월간 복무했으며, 이후 40년 넘게 군 관련 단체에서 봉사해왔다. 과거 여군 최고 계급이 대령에 불과했던 시절과 달리, 현재는 여성 장군도 다수 배출되고 여군의 병과도 전 병과로 확대되었다. 여군들이 자신의 적성과 특기에 맞는 근무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 과거에는 군 보안이 엄격해 연애와 개인 생활이 제한됐으나, 현재는 여군들도 결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며 보다 자유로운 군 생활을 누리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여군에 대한 차별이나 장벽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글쎄요, 제가 복무하던 당시에는 여군 병과가 하나뿐이었고 대부분 육군본부 비서실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상급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차별이라는 것을 깊이 체감하지 못한 채 복무를 마쳤다. 그래서 요즘 후배 여군들이 겪는 현실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1981년 전역 후 민간 회사에 입사하면서는 명확한 성별 차별을 경험했다. 당시만 해도 여직원은 보조 역할에 그쳤고, 승진도 ‘4급을’까지가 한계였다. 그런 환경 속에서 저는 남성 직원들보다 더 부지런히 일했고, 밤낮으로 공부하며 자격증도 따고, 기획과 아이디어를 더 많이 내고, 유연근무를 활용해 실력을 인정받으려 노력했다. 마침내 여러 장벽을 넘어 2급까지 승진했다.
지금 후배 여군들이 겪는 ‘차별’과 ‘장벽’도 결국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한다. 군이라는 조직 안에서 남군들과 같은 기준으로 경쟁하면서도, 때론 보이지 않는 기대치나 제한된 기회, 조직문화의 장벽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체력기준, 보직 제한, 승진 기회, 육아와 병행하는 복무환경 등 현실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이 보완되고 개선돼 모든 여군이 공정하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전역 후 군 경험과 전문성 살릴 수 있는 ‘상담 플랫폼’ 운영 필요”
Q. 예비역 부사관을 위한 맞춤형 복지나 지원 제도로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나?
A. 전역 후에도 본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상담 플랫폼’ 운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예비역 부사관들이 직접 운영하는 상담센터는 단순한 상담을 넘어, 노후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민과 군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군 생활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 군인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고, 군에서 사회로 연착륙을 돕는 중요한 역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에도 전역을 고민 중인 후배 상사와 상담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군은 사회보다 안정적인 면이 많으니 조금 더 근무하고 승진 후 전역하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저는 지금도 전역자나 선·후배들과 꾸준히 무료 상담을 진행하며, 예비역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예비역 부사관들의 상담 네트워크를 제도적으로 체계화하고, 정부와 국방부가 이를 지원한다면 전역자들의 사회 적응을 더욱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경력 개발, 재취업 교육, 창업 지원, 정신건강 및 복지 서비스까지 포함된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갖춰진다면 예비역 부사관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여성 지부장으로서 조직을 운영하는 보람이나 어려움을 든다면?
A. 제가 상담이나 작은 도움을 드렸던 분들의 가정이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처음에는 작고 조용했던 조직이 점차 활성화되고, 없던 지회가 새로 생겨 활발하게 운영되는 모습을 볼 때 역시 보람이 크다. 특히 전역을 앞둔 후배들이 직접 찾아와 상담을 요청할 때, 제 경험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감사함과 보람을 동시에 느낀다.
반면에 어려운 점도 있다. 경기도 내 31개 지역을 오가며 활동하다 보면 자금이 넉넉하지 않아 부담되기도 하고, 제가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 남성 중심의 네트워킹 자리에서 끝까지 함께하지 못할 때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진정성 있게 활동하다 보면 이런 한계도 자연스럽게 극복된다고 믿는다.
Q. 예비역 부사관의 리더십 발굴 및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A. 먼저 대한민국예비역부사관총연합회가 후배들에게 신뢰받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함께 모여 조직을 이끌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지속적인 활동과 성장을 위해서는 ‘부사관 회관’과 같은 물리적 거점이 마련되어야 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경제적 기반도 갖춰져야 한다. 이러한 인프라가 뒷받침된다면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발휘되고, 더 많은 예비역 부사관들이 조직 안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활동과 성장을 위해 ‘부사관 회관’ 같은 물리적 거점 필요”
Q. 부사관의 권익을 위해 총연합회나 정부, 지자체에 제안하고 싶은 제도나 정책이 있다면.
A. 첫째, 전국 단위의 부사관 회관 건립이 필요하다. 이는 예비역 부사관들의 소통 공간이자 복지·교육의 거점이 될 수 있다.
둘째, 전사자 및 선배 부사관들을 위한 추모사업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는 부사관 정신 계승과 명예 보존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다.
셋째, 각 지역 지자체 관련 사업과 연계한 수익창출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조직의 자립 기반을 다지고 넷째, 일자리 창출과 연결되는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여 후배 부사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들이 마련된다면, 예비역 부사관들의 권익 증진은 물론 조직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Q. 예비역 부사관들이 사회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은.
A. 예비역 부사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먼저, 현역 부사관과 예비역 부사관 간의 정기적인 포럼 및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경험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예비역 부사관들이 사회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자신감과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지자체나 군 관련 기관과 연계한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만들어, 예비역 부사관들이 지역사회 봉사, 청소년 멘토링, 안전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동적으로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예비역 부사관 전문 인력풀 구축 및 관리를 통해 각자의 경력과 역량에 맞는 사회활동 분야를 추천하고 매칭(연결)해주는 시스템도 도입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예비역 부사관들이 단순히 전역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을 넘어 사회 속에서 리더십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Q. 후배 부사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군 복무 중에도 다양한 기회를 활용하여 자신을 인재로 만들도록 노력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특히, 요즘은 IT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으므로, 현역으로 복무 중일 때부터 관련 분야의 공부나 자격증 취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 나가길 바란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 복무를 했고, 전역 후 민간기업에 입사해 근무하며 IT로 학부 공부를 했고, 야간에 대학원을 다니며 석사, 박사 학위도 취득하고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게 되었다. 공부가 어렵다면, 기술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기술은 정년이 없고,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적성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전역 후에도 훨씬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군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잠들지 않은 머리로 미래를 준비하여 만나 뵙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예비역부사관총연합회와 함께 어떤 미래를 그리고 계신지, 향후 목표가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예비역부사관총연합회와 함께 전역을 앞둔 군 후배들이 사회에 잘 정착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 및 교육센터를 만들고 싶다. 이 센터에서는 후배들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각자의 눈높이에 맞는 지원을 통해 그들이 사회에서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제가 그동안의 경험과 지속적인 학습을 바탕으로 취업 지원과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후배 부사관들의 고민을 듣고, 그들이 처한 어려움에 공감하며 대변할 기회를 가지면 매우 뜻깊을 것이다.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예비역 부사관들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제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