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3일 이란 서부 케르만샤 지방과 코라마바드, 나탄즈, 테헤란 등의 도시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 공군의 이란 핵군사시설 공습 소식을 전하는 '알자지라' 뉴스 방송 장면. (사진=알자지라방송 갈무리)
이스라엘이 13일 이란 서부 케르만샤 지방과 코라마바드, 나탄즈, 테헤란 등의 도시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 공군의 이란 핵군사시설 공습 소식을 전하는 '알자지라' 뉴스 방송 장면. (사진=알자지라방송 갈무리)

[국방신문=박세정 전문기자] 이스라엘 공군이 13일 새벽 이란의 핵군사시설에 대해 정밀 타격 작전을 단행하면서 중동이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로 명명된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우라늄 농축 시설 공격은 단순 보복 차원을 넘어 이란의 핵능력 무력화와 군사전력 마비를 목표로 한 전략적 작전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사태는 단순한 양국 간 무력 충돌을 넘어 중동 전체의 세력 균형과 국제 핵질서, 글로벌 안보 환경에 중대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중국·러시아·미국이 엇갈린 입장을 취하면서, 제2의 냉전 구도 속 지역 분쟁의 글로벌화 가능성도 우려된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군사적 자위와 전략적 메시지 사이에 놓인 고차방정식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그 여진이 중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타이완, 한반도가 연결된 국제 지정학의 고리 속에서 이란 사태는 한 지역의 위기가 전 지구적 불안정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제 우리만의 위기에 대응하는 시대를 넘어, 남의 나라 전쟁 여파가 우리나라에게 오는 시대에 대비하는 전략적 전환점에 서 있다. 중동의 충격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복합위기 시대에 대비한 다층적 억지력과 외교적 복원력을 갖추어야 한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새벽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 핵무기화 프로그램, 핵 과학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을 공습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새벽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 핵무기화 프로그램, 핵 과학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을 공습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레드라인 넘은 이스라엘”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군사적 자위권에 기반한 정당한 조치이며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저장 및 무기화 연구시설을 목표로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당시 위성 및 현장 영상 분석 결과, 핵연구시설로 추정되는 건물군의 일부가 파괴되었으며, 이란 과학자 수명과 후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즉각 “시온주의 정권에 대한 본격적인 보복전 개시”를 경고하며, 자국 내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전방 배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울러 중동 전역의 친이란 무장세력(헤즈볼라, 후티, 시아파 민병대)도 함께 움직이면서, 전면전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양국 충돌이 아닌, 중동 내 전체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 간의 냉각된 관계, 레바논·시리아·예멘 등 이란 영향권 국가들의 대리전 가능성,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개입 여부에 따라 사태는 복합전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표하면서도, 중동지역 전체로 확전을 경계하는 모순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의 핵 개발 권리를 인정하며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국제안보 이슈가 진영 대결 구도로 재편될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원유 공급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운하의 불안정성이 커질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해상 교역망에도 실질적인 충격파가 예상된다.

◆ 한반도는 미국의 전략 자원 분산 및 경제·에너지 불안정성 확대

이스라엘-이란 충돌이 직접적인 군사적 연계는 없지만, 한반도에 전략적·간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다.

이번 사태는 핵무장 추정국에 대한 선제타격 모델을 보여준 사례로, 북한이 이스라엘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한국은 선제타격 논쟁의 정당성 및 위험성을 동시에 목격하게 됐다.

미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중동에도 병력을 분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며, 이는 동북아에서 전략 자산 운용 여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즉, 유사시 한반도 지원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은 대한민국의 수입 물가 및 에너지 안정성에 직격탄을 가할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마비 시 한국의 석유 수입 70% 이상이 타격을 입게 되며, 이는 국가적 비축유 운영 및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시급히 재정비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경제안보 긴급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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