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올해 한반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1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0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 미사일방어청(MDA)이 총 세 가지 역량을 개발 중이며, 하나는 이미 한국에 배치됐고 나머지 두 가지도 올해 전개돼 탄도미사일 방어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 발언 원문 : “MDA is in the process of building 3 specific capabilities. One is already here. The other two will come on board this year that will significantly enhance our ballistic missile defense.”)
이 발언은 강화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한국군과 미군의 방공 미사일방어군은 매우 견실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 세 가지 능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맥락상 ‘이미 배치’됐다는 한 가지는 경북 성주에 임시배치된 사드(THAAD)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한국에 추가로 실전 배치한다는 두 가지 미사일 방어 역량이 ‘사드(THAAD) 추가 배치’를 뜻한다면 국내에서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 시절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했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산 것은 물론 중국의 보복 조치까지 겪어야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미국이 미사일 방어자산의 추가배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국방당국은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전력과 관련해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국방당국은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자산의 배치를 협의한 바 없으며, 미측도 추가배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 벙커에서 화상으로 청문회에 출석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국 내 ‘훈련장 접근 제한’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어떤 동맹이든 어려움(challenges)이 있으며 철통같은 한미동맹도 예외는 아니다”며 “한 가지 사례로 주한미군 훈련장과 영공의 접근 제한이 준비태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맹인 한국군과 노력하고 있으며, 한반도 내 훈련이 보장돼 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이 잠정 중단되는 등의 상황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전에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지는 연합훈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등 여러 차례 야외기동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2018년 이래 한반도에서 긴장이 완화됐으나 주한미군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전에 맞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은 현재 핵과 고도화된 미사일뿐만 아니라 사이버 및 재래식 역량, 새로운 비대칭 군사기술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동맹으로서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노력과 역량을 절대 오판하지 않도록 효과적인 억제력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미동맹 관계는 동북아시아 안보와 안정을 위한 핵심축(핀치핀)이며 경제협력, 역내 위협 감소 등의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