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이 11일(현지시간) 체포된 지 7일 만에 풀려난 가운데 한미 양국은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비자 문제를 비롯해 ‘한미동맹’ 균열을 메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중무장한 요원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장갑차까지 동원해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기습 단속을 펼쳐 동맹국인 한국 국민 317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상호방위조약 등 ‘군사동맹’을 맺은 한국 국적의 노동자들을 중범죄자 취급하며 수갑과 족쇄로 묶었고, 또 이 단속 영상을 자랑하듯 공개함으로써 안보동맹국인 한국을 무시하고 한국의 미국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단속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양국 동맹 발전과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한국의 대대적인 미국 투자를 결정하는 내용의 한미 정상회담을 한 지 열흘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미 경제동맹’ 역시 뿌리째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색출·추방 작전을 대대적으로 단행해왔다고 하더라도, 동맹국인 한국의 외교당국에 사전 언질도 없이 대미(對美) 투자의 상징인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에서 317명의 한국인을 체포·구금해 ‘군사동맹’ 및 ‘경제동맹’인 양국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게다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한국인 노동자를 표적으로 대규모 기습 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B-1 비자를 가진 한국인을 무차별 체포하는 등 불법적 요소가 있었다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체류 목적에 맞지 않는 비자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적발된 한국인 등 현장 직원들이 쇠사슬에 묶여 이송됐다. (사진=미국 이민세관단속국 누리집 갈무리)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체류 목적에 맞지 않는 비자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적발된 한국인 등 현장 직원들이 쇠사슬에 묶여 이송됐다. (사진=미국 이민세관단속국 누리집 갈무리)

영국 가디언은 미국 이민 당국이 일부 한국인 노동자가 합법적인 비자를 갖고 있음을 알면서도 체포·구금한 사실이 내부문건에서 드러났다면서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사태로 균열을 보인 경제동맹 등 한미 관계 회복과 함께 한국민이 느끼는 미국에 대한 배신감·모욕감을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구금됐던 한국인 316명(영주권자 1명 제외)은 미 동부 현지시간 기준 11일 오전 2시 18분(한국시간 11일 오후 3시 18분) 일반 버스 8대에 나눠 타고 대한항공 전세기가 대기하고 있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의 대대적인 기습 단속으로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지 7일 만이다.

전세기는 현지시간 11일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께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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