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외교부 1차관.(자료 사진=외교부 제공)
최종건 외교부 1차관.(자료 사진=외교부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7일(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된 데 대해 일본이 불참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미 워싱턴 DC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 후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회담이 열리기 전 “일본 측이 우리 경찰청장 독도 방문 문제로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전했다.

최 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3국 외교차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만 참석했다.

최 차관은 “우리는 개최국인 미국이 단독 회견을 통해 한미일 차관협의의 결과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며 “한미일 차관협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단독 회견에서 한일 외교 차관들이 불참한 이유에 대해 “한동안 그래왔듯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돼야 할 양자 간 이견이 일부 있었다”며 “그러한 이견 중 하나가 오늘 회견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21일 일본 도쿄에서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왼쪽부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사진=외교부 제공)
지난 7월21일 일본 도쿄에서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왼쪽부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사진=외교부 제공)

셔먼 부장관은 한일 간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3국 차관들이 3시간 이상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 일본, 여타 동맹국과 계속 논의한다”고만 언급했다.

한미일 외교차관은 3시간이 넘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 정세, 중국과 대만 사이 양안 문제, 동‧남 중국해 등 중국의 해양진출 등을 논의했다.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16일 현직 청장으로는 2009년 이후 12년 만에 헬기 편으로 독도를 방문, 독도경비 현장을 시찰하고 경비대원들을 격려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이 이날 직접 나서 “사실이라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 정부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時事通信)에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찰총장이 시마네 현 다케시마(竹島, 일본 주장 독도 명칭)에 상륙한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한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는 동시에 방문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고 반발했다.

마이니치신문(每日新聞)은 공동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약 1시간 40분 전에 셔먼 부장관 단독 회견으로 바뀌었다며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독도 관련 질의로 한일 대립 양상이 초점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동 기자회견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도 김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엄중 항의가 공동 기자회견 취소에 영향을 미치면서 한일 관계 악화로 대북 안전보장 협력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됐다고 분석했다.

산케이신문(産經新聞)은 한일 간 의견 불일치 등 양국 관계 악화가 한미일 연대 강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국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