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갈무리)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갈무리)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17일(현지시간) 한국 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빠른 성사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 정부의 기대와 달리 계속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이날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마친 뒤 국무부에서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질문에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실히 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대한 한국, 일본 그리고 다른 동맹과 파트너와 협의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이어진 질문에 “동맹, 파트너와 논의와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고 거듭 말하면서 “이런 협의가 계속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서로 협의하고 조율할 때마다, 우리는 언제나 각자 나라의 이익과 평화와 안보에 대한 전 세계 이익을 보장하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말하는 ‘종전선언(end of war declaration)’을 ‘종전성명(end of war statement)’으로 달리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한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거듭된 도발이 추가 제재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 미국 모두는 북한이 하지 말아야 할 미사일 발사에 제재를 부과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필요성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와 관련 “세 나라는 각각 (북한의 미사일)발사들을 살펴보고, 서로 조정과 협의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확인한다”며 “북한이 이들 결의들을 위반하고 우리 나라(미국)과 세계 각국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동을 할 때, 우리는 제재를 가하고 성명을 발표하며, 다른 나라들과 함께하는 것 외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최종건 한국 외교부 제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매우 건설적인 3자 협의회를 가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특히 “북한과 관련해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3국의 공동 약속을 논의했다”며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고 북한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밝힌 것처럼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며 거듭 확인했다.

그는 또 “한국, 일본과의 동맹이 미국과 국제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 축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협력과 더불어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비행의 자유, 타이완해협에서 평화와 안정 보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혀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협의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시키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최종건 차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한미 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언급한 데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한미일 외교차관)는 물론 중국과 우리들의 관계를 포함한 여러 문제들을 논의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분야가 있고, 치열하게 경쟁할 분야가 있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의 이해관계가 갈라지고, 세계 평화와 안보, 번영에 위험이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가 중국에 도전하게 될 분야도 있다”며 “내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미국과 한국, 일본이 각 나라 국민들을 위한 국제 번영과 평화, 안보를 확실히 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협력에 있어 한마음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외교차관협의회는 지난 7월 일본 도쿄에서 처음 열린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다음 협의회는 내년에 개최될 예정이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다시 의제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날 셔먼 부장관의 단독 기자회견은 애초 3국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으나 일본이 김창룡 한국 경찰청장이 지난 16일 독도 방문을 의식해 회담 전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한국 대표인 최종건 차관도 함께 불참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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