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에서는 아주 자극적이고 부담을 느끼는 활동으로 여겨져 왔다.
북한에서는 대한민국의 대북심리전 활동을 ‘황색바람’이라고 하며 이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켜왔다.
북한군에서 복무했던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빌리면 “남조선에서 보낸 음식물들은 독약을 넣었기 때문에 절대로 취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을 받았으나, 남조선에서 보낸 음식물(초코파이, 라면, 과자 등)을 감춰 두었다가 당 간부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몰래 먹었다고 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이 선언된 이후 남북은 초긴장 상태로 유지해 왔고, 이념대립으로 팽팽하게 맞서 왔다.
그러던 중 1962년부터 대북확성기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심리전 방송은 6.25전쟁 때에도 활용되었고. 그 이전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주 적극적으로 심리전을 수행해서 중공군을 괴롭혔던 전사가 남아 있다. 베트남전쟁에서도 사용되었다.
심리전은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수단과 방법의 차이일 뿐 적용되어 왔다.
북한은 대한민국의 심리전 즉, 전단살포와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에 몸살이 날 정도였다. 급기야 북한은 대한민국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북한군이 듣지 못하도록 맞불 작전식으로 대남확성기 방송을 하게 된다.
대북방송이나 삐라(전단)를 보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탈북한 귀순자들이 속출했다. 이에 북한은 대북심리전을 어떻게든 차단할 궁리를 해왔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 오던 중에 북한의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먼저 조건을 제시했다. 북한으로 삐라(전단)를 보내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남한에서는 즉각 대북전단 살포를 2000년 4월 27일 전격적으로 중단하게 된다. 그 후로 지금까지 군부대에서 전단작전이나 물품살포작전은 하지 않고 있으며, 다만 민간인에 의해 대북전단을 살포해 왔던 것이다.
대북확성기방송 역시 중단되었다. 2004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고 6.15정상회담 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했던 것이 바로 ‘남북장성급회담’이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간에 장성급 회담이 이루어졌고, 그 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심리전 활동을 쌍방 간에 하지 않기로 약속했고, 2004년 6월 15일 대북확성기 방송은 중단되고, 곧 바로 심리전 시설과 장비를 철거했다.
이로 인하여 군부대에 의한 대북심리전 활동은 모든 것이 중단되었고, 일부 탈북자들에 의한 대북전단 살포가 간간히 있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입장에서는 체제유지나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의 차단을 위해서는 대북전단살포가 가장 큰 위협적인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살포에 대해 북한군은 고사총으로 대응을 하게 되었고, 전방 민간인통제선 가까이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주장해 왔다.
그 원인이 대북전단살포에 있다고 판단해 정부에서는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살포를 저지했고, 급기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발언으로 현 정부와 여당에서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만들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북한의 입에 맞는 정책만을 추진해 왔다. 그 정책의 기조를 따른다면 ‘대북전단금지법’ 제정은 너무나 당연한 처사이다.
그러나 법으로 제정을 하게 되면, 결국 이 법을 어기면 범법자가 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말하기 이전에 범법자로 만든다는 것은 인권적 희생자를 만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회가 입법한 이 법에 대해 외국에서 들고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톰 랜토스(Tom Lantos)인권위원회’에서는 한국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과 관련해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되고, 참여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남북분단의 현실에서 진정한 통일을 희망한다면, 과연 ‘대북전단살포금지법’까지 만들어야 했던 것일까?
또 제정된 법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전단살포에 대한 개념과 용어의 정의를 확대 해석해 제3국을 통한 활동도 이 법에 저촉이 된다고 못을 박았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처사다.
그리고 북한에 유리한 법을 만들었다. 도대체 이 정부와 여당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세계의 중심국이고, 세계의 모범국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잃어 버린 고토를 회복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일등국가로 가야 하는 원대한 꿈을 되살려야 한다.
작금의 좁은 시야를 넓히고, 대국적인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유지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