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이 17일 계약 체결하고 진행하는 ‘백두체계 능력보강 2차 개발 사업’의 임무항공기 가상 모습. (사진=KAI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이 17일 계약 체결하고 진행하는 ‘백두체계 능력보강 2차 개발 사업’의 임무항공기 가상 모습. (사진=KAI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노후화된 백두정찰기를 대체할 국산 첨단 신형 백두정찰기 4대의 도입이 결정되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주변국을 감시하는 전략자산 역량이 크게 증강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은 ‘백두체계 능력보강 2차 체계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2차 사업 규모는 약 8000억원 규모로 개발 기간은 2026년 말까지다.

KAI가 노후화된 백두정찰기를 대체할 국산 신형 백두정찰기 4대를 도입하는 사업의 주력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백두정찰기의 ‘백두’는 탐지 범위가 백두산까지 이른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정찰능력이 북한 전역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체계개발 업체로 선정된 KAI는 프랑스 닷소(Dassault)사의 비즈니스 젯 팰콘 2000LXS를 기반으로 정보수집 장비, 송수신 시스템 등 주요 항전 장비의 체계통합과 정보수집체계 운영을 위한 지상체계, 통합체계 지원요소 개발을 맡는다.

KAI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정부의 군 전시작전권 전환 정책에 따라 추진 예정인 원거리 전자전기(Stand-off EW), 합동이동지상표적감시기(ISTAR) 등 감시체계 구축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백두정찰기는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전자정찰기로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주요 군사동향을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전자정찰은 상대방의 레이더 능력과 특성을 파악하는 ‘엘린트(ELINT)’, 즉 전자정보 수집과 적의 통신 내용을 파악하는 ‘코민트(COMINT)’로 이뤄진다.

우리 군은 지난 1991년부터 ‘백두, 금강 사업’을 통해 전자정찰 능력을 갖춘 백두정찰기 4대를 확보해 운용했다. 당시 백두정찰기는 국내의 기술 부족으로 미국산 전자정찰장비를 채용했으며, 항공기도 크기가 작은 호커 800XP 비즈니스 제트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로 도입된 전자정찰장비는 운용하는 데 제약이 많았고 성능도 부족했다. 또 작은 항공기여서 장시간 운용이 어려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 군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약 4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백두체계 능력보강 1차 사업’을 진행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했다.

백두체계 능력보강 1차 사업을 통해 도입된 신형 백두정찰기에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분석을 위해 계기정보 정찰기능(피신트)이 추가됐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백두체계 능력보강 1차 사업을 통해 도입된 신형 백두정찰기에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분석을 위해 계기정보 정찰기능(피신트)이 추가됐다.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백두체계 능력보강 1차 사업을 통해 도입된 신형 백두정찰기에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분석을 위해 피신트 즉 계기정보 정찰기능이 추가됐다.

계기정보 정찰기능은 북한군의 통신이나 핵 시설 그리고 미사일기지의 움직임이 없어도 전자장비 간에 주고받는 신호 교환을 통해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나 미사일 작동 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포착돼 백두정찰기가 미사일 발사대에 어떤 명령을 내리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에 더해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궤적을 추적하는 화염탐지장비도 장착했다. 주요 탑재 장비는 LIG 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개발했다.

항공기도 호커 800XP 비즈니스 제트기 대신에 규모가 더 커진 프랑스 다소사의 비즈니스 제트기 팰콘 2000S가 사용됐다.

신형 백두정찰기의 개조는 대한항공이 미국 L-3 PID사와 협력해 미국에서 1호기 개조작업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호기는 국내에서 만들어졌다.

기존 백두와 1차 사업으로 도입된 신형 백두정찰기의 또다른 차이점은 항공기 조종은 사람이 하지만 탑재 장비 운용은 무인화됐다는 것이다. 데이터 링크를 이용해 지상으로 정찰자료를 보내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백두체계 능력보강 1차 사업을 통해 2018년부터 전력화된 신형 백두정찰기는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 침범, 항공모함 추적감시에도 사용되며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이번 백두체계 능력보강 2차 사업이 2026년 말 완료되면 우리 군의 정찰능력은 지금보다 몇 배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 주도로 진행되는 이번 체계종합개발 사업은 백두, 금강 사업을 통해 들여온 구형 백두정찰기 4대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주요 항전 장비의 체계통합과 정보수집체계 운영을 위한 통합체계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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