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이 1월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검수사격’이라며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갈무리)
북한 매체들이 1월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검수사격’이라며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갈무리)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북한이 27일 오전 동해상으로 미사일 1발을 발사하며 약 한 달 만에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북한의 이날 무력시위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일 앞둔 시점에서 이른바 ‘북풍’으로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극도로 예민해진 국제정세 속에서 미국을 압박해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계획된’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52분경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00km, 고도는 약 620km로 탐지했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화상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후 28일 만이다. 올해 들어서는 8번째이다.

북한은 지난 1월에만 7차례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으나 2월 들어서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4~20일)을 고려한 듯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사거리 300km의 단거리 기종으로 파악돼 그 자체의 위협 수위는 비교적 낮지만, 국내 대통령 선거가 코앞인 시점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다른 국제사회의 긴장 고조 등 일촉즉발의 국제적 상황에서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군 당국이 공개한 제원으로 판단할 때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보다는 짧은 준중거리 미사일(MRBM·사거리 1000∼2500㎞)로, 정상 각도보다 높은 각도로 쏘는 ‘고각’으로 발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지난달 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했을 때처럼 ‘검수 사격’을 명분으로 내세워 ‘북극성-2형’이나 그 개량형을 쏘아 올렸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북한은 앞서 2017년 2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을 지상용으로 개조한 MRBM인 ‘북극성-2형’을 발사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NSC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진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세계 및 지역,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북한에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일본의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자세한 것은 지금 분석 중이지만 최고 고도가 약 600㎞이며 300㎞ 정도 날아갔고, 낙하한 곳은 북한의 동쪽 해안 부근이며, 일본 EEZ 수역 바깥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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