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자료 사진=EPA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자료 사진=EPA 연합뉴스)

[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5월 안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12일 제기됐다.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을 이끌고 7박 8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전날 오후 귀국한 박진 단장이 “한미 양측이 정상회담 조기 개최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하면서다.

대표단은 미국 방문 중에 미 정부 측으로부터 5월 하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방문 길에 한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대표단은 이번 방미 중에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면담하지 못해 협의 창구가 누구인지는 불확실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 1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에서 5월 24일께 일본에서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도 이날 회담이 끝난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올 늦봄 일본 도쿄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만나길 기대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5월 중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일본 방문은 이미 예고됐으나 그가 직접 그 날짜를 찍어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쿼드 정상회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해석은 바이든 대통령은 6월에만 미주기구(OAS) 정상회의(6~10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26~2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29~30일) 등 모두 3차례에 결쳐 정상회의와 해외 순방 일정이 예정돼 있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구나 역대 미 대통령들은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패키지 형식으로 방문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 안팎에서는 쿼드 정상회의가 다음달 24일 일본에서 열리면 바이든 대통령이 그 전인 23일이나 직후인 25일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Quad) 정상회의 일정이 이 시기이며, 이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도 참석이 예정되어 있다.

2007년 출범한 쿼드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당사자인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다.

‘4자 안보 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의 앞 글자를 따서 이런 명칭으로 불린다.

미국 측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이 이 날짜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5월 하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쿼드에 단계적으로 참여 폭을 넓혀 적절한 시점에 정식 가입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대표단도 방미 중에 윤 당선인의 쿼드 협력과 가입 의지를 미 정부 인사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표단을 만난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쿼드 협력 의지를 보여준 것을 환영한다”며 “워킹 그룹 차원에서 한국과 다양한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정부는 한국 신정부와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갖고 있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미·일 협력과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의 이 시기 방한 가능성도 그만큼 높은 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대표단의 설명대로 이 시기에 이뤄진다면 윤 당선인은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후 가장 일찍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 측은 5월10일 취임식 후 일정을 한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중심으로 조율하고, 실무 준비 작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이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제안해 온다면 시기와 상관없이 언제든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은 고위급 교류를 포함한 주요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해오고 있다”며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에 대해 아직 미국 측의 공식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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