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하는 ‘전멸’ 위협 발언이 전해진 날인 28일 “해군의 전투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해군의 첫 8200t급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부인 김건희여사와 함께 참석해 축사를 통해 “정조대왕함은 최첨단 전투체계를 기반으로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국가전략자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한 정조대왕함은 지난 2019년 건조계약 체결 이후 2021년 착공식과 기공식을 거쳐 이날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갖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제 우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이지스구축함을 우리의 기술로 만들게 됐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인 정조대왕함을 진수하는 뜻깊은 날”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열과 성을 다해준 해군 장병과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아울러 세계 일류의 기술력으로 함정을 건조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관계자·협력업체 근로자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정조대왕함 건조 관계자들을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양 수송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바다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해양 강국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경제 강국이 될 수 없다”고 해양 강국 건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바다에서 안전하게 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강력한 해양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군통수권자로서 우리의 바다를 지켜내고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한 해군 장병 여러분을 무한히 신뢰한다”며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우리의 바다를 든든하게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내 조선업을 비롯한 방위산업 관계자들을 향해 “K-방산의 주역”이라며 “우리 조선산업은 올해 상반기 수주에서 다시 세계 1위가 됐고, 우리의 손으로 만든 최신예 군함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상기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정부는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무기 체계 개발이 방산 수출과 경제성장 동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은 제2의 창군 수준의 국방 혁신을 통해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신해양강국을 향한 우리의 꿈과 도전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신해양강국의 꿈을 실현하자”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하고 우리의 해양안보가 더 굳건해지는 뜻깊은 순간”이라며 “험난한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조대왕함처럼 신해양강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도 흐트러짐 없을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금도끼로 진수선을 자르는 역할을 맡은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진수 도끼를 손수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노란색 원피스에 검은 재킷을 입은 김 여사는 흰장갑을 끼고 세 차례 시도 끝에 진수선을 자르는 데 성공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진수식에서 진수선을 절단하는 것은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배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군의 오랜 전통의식”이라며 “19세기 초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영국 군함의 진수식을 주관하면서부터 여성이 의식을 주관하는 전통이 수립됐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공개 행사에 나선 것은 지난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어 윤 대통령 부부는 오색 테이프를 절단해 이와 연결된 샴페인을 함정에 부딪혀 깨뜨리는 안전항해 의식도 함께 치렀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액운을 막고 함정이 변화무쌍한 바다에서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기원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진수식에는 육해공 3군 참모총장과 연합사 부사령관, 방사청장 등 정부와 군 주요 인사, 국가안보실 김성한 실장과 김태효 1차장, 신인호 2차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 그리고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 등 방산·조선업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의원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