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송국진 기자]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해군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것과 관련해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긴급 출동했다.

국방부는 4일 오후 “이란에 의한 우리 상선 억류 관련 상황 접수 직후 청해부대를 즉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향후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 유관부서 및 다국적군(연합해군사령부 등)과 긴밀히 협조하여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오만의 무스카트항 남쪽 해역에서 작전수행 중이던 청해부대 최영함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으로 이동 중이며, 5일 오전 작전해상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일대 해역 등에서 해적 등에 의해 나포된 한국 국적 선박 구출 작전 등을 수행해왔다.

또한 연합해군사령부 대해적작전부대가 주도하는 해양안보작전과 유럽연합 소말리아 해군사령부의 아탈란타 작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청해부대는 지난해 11월 17일(현지시간) 예멘 카마란섬 서방 15마일 해역에서 한국 국적 항만 준설선(웅진 G-16호)와 웅진 T-1100호 등 선박 3척이 후티 반군에 나포됐을 때도 출동한 바 있다.

다만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선박을 구출하기 위해 청해부대가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청해부대 33진 최영함(DDH-Ⅱ, 4400t급)은 지난해 9월 말 출항했으며,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영함은 청해부대 6진으로 첫 파병 임무를 수행할 당시인 2011년 1월 21일에는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쥬얼리호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과 그해 4월 21일 ‘한진텐진호 선원 구출 작전’을 성공리에 수행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한국 선박이 연평균 900여 회 통항하고 있다.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해군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것과 관련해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긴급 출동했다.(사진=해군 제공)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호’가 이란 해군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것과 관련해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긴급 출동했다.(사진=해군 제공)

정부는 ‘한국케미호’의 이란 혁명수비대 나포에 대해 이란에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4일 오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우리 국적 선박(케미컬 운반선) 1척이 이란 당국의 조사 요청에 따라 이란 해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선원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케미호에는 선장과 1~3등 항해사, 기관장 등 한국 선원 5명과 미얀마 11명, 인도네시아 2명, 베트남 2명 등 모두 20명이 타고 있으며, 현재 이란 영해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포된 선박의 선사인 디엠쉽핑 측에 따르면 이란 군은 현지시간 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경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한국케미호는 현지 시간으로 3일 오전 3시 30분경 메탄올 등 3종류 화학물질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발리를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로 향하는 길이었다.

이번 한국 상선 나포가 현재 미국 정부와 극한 대치 중인 이란 정부의 정치적 메시지를 가진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이번 선박 나포가 이란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 발생함에 따라 향후 사건 추이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이란 내부에서는 미군의 공격으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전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1주기를 맞아 반미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군에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 등을 페르시아만 인근에 배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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