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세계적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 적용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기식 병무청장이 현행 보충역 제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이른 시일 내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청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이 문제(BTS 병역 특례)를 계기로 찬반 논란이 확대됐다”며 “(특례를) 줄일 것이 무엇인지, 보충역 제도를 전반적으로 빨리 손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예술도 보충역제도에 포함한다면 현역 복무하는 청년들의 차별, 괴리감, 좌절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병역 자원이 모자란데 보충역을 계속 둘 필요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병역 특례인 보충역을 축소해나가고 있다”며 “여기에 자꾸 다른 것을 추가해 확대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는 연간 병역 자원이 25만명 정도인데 점차 줄어 22만명이 되고, 2030년대 중반 이후로는 20만명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며 “병역 자원이 풍부했던 2010년대에 만들어진 현역 기준을 더 낮추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각 군의 의견을 수렴해 새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충역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BTS의 성과는 분명히 대단한 것”이라면서도 “그 보상이 병역의무 이행과 연계되는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순수예술은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이 순위를 결정한다”며 “이에 비해 (대중예술은) ‘빌보드 차트 1위’, ‘음반 판매량’, ‘팬투표 결과’ 등 일종의 인기투표여서 그런 순위를 병역 보충역 기준으로 수용하면 굉장히 조심스러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현재 클래식, 국악, 발레 등 보충역에 편입하는 문화예술 대회가 42개 있다”며 “그것이 적합한지 검토해보자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국내 문화예술 대회 수상자를 대상으로 한 보충역 편입 축소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이와 별개로 정신·심리 문제로 보충역에 편입되는 검사 기준과 관련 “군의 지휘관이나 민간의 사회복무요원 관리자들이 큰 부담을 지지 않도록 기준을 강화해 과감히 전시 근로역으로 빼는 쪽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병역 면탈 문제에 대해서는 “병역 면탈자는 반드시 잡힌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병역판정검사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 판정 이후에도 검사 결과와 상충하는 행적이 발견되는지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병무청에 따르면 특별사법경찰 도입 후 지난 10년간 약 560명 가량의 병역 면탈 사범을 검거해 수사기관에 넘겼다.
그는 군 입대자가 입영일자를 선택하는 제도 시기와 관련 “입영자의 희망 시기를 수용하고 군의 전투력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연구를 하고 있고, 이른 시기에 검토해 시행하려 한다”며 “선호 특기를 가급적이면 비선호 시기에 많이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 일각에서 ‘양심의 자유’에 따른 병역 거부자에 허용되는 대체복무 제도 개편 요구와 관련해서는 “사회 각계 인사가 모여 지난해 대체복무 관련 법률이 만들어져 시행됐다”며 “조금 더 시행해본 후 제도를 평가·판단할 수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병역 의무 이행 시점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면제 대상자가 되면서 큰 논란을 불러온 재미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씨의 입국을 계속 불허하는 데 대해 “모종화 전 병무청장이 ‘스티브 유’로 부르며 아주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냐”며 “저도 같은 생각이며 특별히 더 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