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한미 정상은 북한이 어떠한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양국이 모든 가용한 수단을 활용하여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가진 약 50분간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안보·경제 현안을 논의, 최근 북한의 전례 없는 공세적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양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관해 양측이 앞으로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했다며 “국제질서의 변곡점에서 여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에게 한미동맹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이 한국 국민에게 든든한 믿음을 주고 있다며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구현해 나가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내년이 동맹 발전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내년에 미국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동맹 7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한미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갖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전략에 관해 설명한 후 아세안, 태평양 도서국이 우리의 인태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세안 및 태평양 도서국과 협력에 있어 “한미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Partners in the Blue Pacific, PBP)에 공식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했다.

PBP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의 제안으로 지난 6월 출범한 대 태평양 도서국 협력이니셔티브로 태평양 도서국 관련 유사한 입장을 가진 나라간 협력을 조율하고, 최적의 관행 공유 및 협력사업 발굴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 참여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한미 양국이 “인태지역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 문제와 별개로 한국의 큰 관심사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관한 한미 간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IRA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IRA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글로벌 긴축재정으로 세계경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미 간 더욱 긴밀한 경제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5월에 열린 후 6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