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오후 미사일총국 지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2월 19일 밝혔다. (사진=조선중앙통신TV 갈무리 연합뉴스)
북한이 18일 오후 미사일총국 지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2월 19일 밝혔다. (사진=조선중앙통신TV 갈무리 연합뉴스)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북한이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된 16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북한이 ICBM을 쏜 것은 지난달 18일 화성-15형 발사 이후 약 한 달만이다.

13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 포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한미연합연습과 한일정상회담을 겨냥한 도발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로 출발하기 약 3시간 전에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약 10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됐다며 비행거리만 공개했으나 화성-17형 ICBM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방위성은 이 미사일이 최고 고도 6000㎞까지 올라가 70분가량 비행했으며 한반도 동쪽 약 550㎞ 떨어진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

화성-17형은 지난해 11월 18일 비행거리 1000㎞, 최고 고도 6100㎞, , 최고 속도 마하 22(음속 22배)를 기록한 바 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탐지된 사항을 근거로 보면 화성-17형과 유사하다”며 “일부 탐지된 제원상에 일부 차이가 있어서 한미 정보당국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지난달 열병식에서 등장한 고체연료 추진 ICBM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달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기반 ICBM을 공개하는 등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핵타격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고체연료 ICBM은 기존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조기 포착이 쉽지 않아 더 위협적이다.

북한은 지난달 18일 화성-15형을 고도 5700여㎞, 비행거리 약 900㎞로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올해에만 6번째다. 지난 14일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뒤 이틀 만이다.

북한은 또 ‘자유의 방패’(FS) 시작 전날인 지난 12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2발을 쐈고, 앞서 9일에는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급 사거리의 미사일 6발을 쐈다.

지난 13일 시작해 23일까지 펼쳐지는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에 반발해 잇따라 도발을 감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전 정부 시기 축소됐던 대규모 실기동훈련(FTX)을 FS 연습에서 부활시켰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폴 러캐머라 연합사령관과 한미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으며,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맞서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또 “우리 군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하에 계획하고 있는 연합연습과 훈련을 강도 높고 철저히 시행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은 정상회담에서 안보협력 강화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공동 대응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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