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된 예비역 장군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종섭 주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예비역 중장), 김판규 주나이지리아대사(전 해군참모차장·예비역 중장),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대장), 이왕근 주콜롬비아대사(전 공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
윤석열 정부 들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된 예비역 장군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종섭 주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예비역 중장), 김판규 주나이지리아대사(전 해군참모차장·예비역 중장),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대장), 이왕근 주콜롬비아대사(전 공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외교부는 4일 주호주대사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예비역 중장)을, 주나이지리아대사에 김판규 전 해군참모차장(예비역 중장)을 각각 임명하는 내용의 재외공관장 인사를 발표했다.

앞서 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대장)이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예비역 소장)이 주피지 대사를 맡는 등 군 장성 출신들이 잇따라 재외공관장에 임명돼 국제 외교무대에 진출하면서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K-방산’ 수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군사교류 확대 등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군의 ‘중립성’ 훼손, 정치군인 두각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호주대사에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육군 제1군사령부 관리참모차장,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을 거쳐 2013년 육군 제2사단장(소장), 합동참모본부 신연합방위추진단장(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제7군단장(중장), 2017∼2018년 합참 차장 등을 거쳐 중장으로 예편했으며, 지난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국방 정책·기획 전문가로 정치에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중장 출신 국방부 장관 발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방부 장관 재직 당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 외압 행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야당에 의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되고 지난해 10월 퇴임했으나, 이번에 주호주 대사로 임명돼 공직을 계속하게 됐다.

외교부는 “이 신임 대사가 국방·방산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확대 중인 호주와 양자 관계를 총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 신임 대사는 국방부 장관 재직 당시인 지난 2022년 8월 호주를 방문해 국산 장갑차 레드백의 수출 계약 성사에 기여한 바 있다.

한국과 호주는 최근 국방·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호주와 장관급에서 외교·국방 ‘2+2’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022년 6월 1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신문 자료사진)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022년 6월 1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신문 자료사진)

이번에 주나이지리아대사로 발탁된 김판규 전 해군참모차장은 윤석열 대선 캠프 ‘미래국방혁신 4.0 특별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정권 출범 후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

해군잠수함전단장, 해군본부 정책실장, 해군 1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해군사관학교 교장, 해군 교육사령관, 해군 참모차장 등을 역임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김판규 주나이지리아대사 임명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 들어 군사 무대에서 외교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힌 군 장성 출신 공관장들도 주목을 받는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최병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대장)을 주사우디대사에,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예비역 소장)을 주피지대사에 임명했다.

최병혁 주사우디대사는 육군사관학교 41기로 졸업한 뒤 육군본부 감찰실장, 육군본부 참모차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예편 후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국방 공약 수립에 참여했다.

김진형 주피지대사는 해군사관학교 36기로 주미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 해군 1함대사령관, 합참 전략기획부장, 해군 군수사령관 등을 지냈다.

지난해 5월에는 이서영 전 주미 국방무관(예비역 소장)이 주호놀룰루 총영사로 발탁됐고 신만택 전 육군 부사관학교장(예비역 소장)은 지난해 1월 주동티모르 대사로 임명됐다.

2022년 10월에는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중장)이 주아랍에미리트(UAE) 대사로 나갔다. 류제승 UAE 대사는 윤 대통령의 취임사 필진으로 참여한 바 있다.

같은 해 12월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이 주콜롬비아 대사로 임명되는 등 윤석열 정부 들어 육해공군 8명의 장성 출신이 재외공관장에 임명됐다. 이왕근 주콜롬비아대사는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국방 공약 수립에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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