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조구현 기자]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 주호주대사가 ‘즉시 소환 및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대통령실을 따를 수도, 정치권의 요구를 들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 오른 이종섭 주호주대사에 대해 ‘즉각 소환과 즉각 귀국’ 입장을 고수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이 대사를) 즉각 소환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열린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도 “어제 밝힌 우리 입장은 그대로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내용이, 이것에 대해선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빨리 귀국해서 수사받는 게 좋다. 해임 문제를 포함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당인 새로운미래는 이날 공수처를 방문해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 주호주대사로 부임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소환 및 임명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공수처의 조사 준비 미비로 소환도 안 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귀국해 대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자진귀국설’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로 언론에 배포한 ‘현안 관련 대통령실 입장’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공수처의 소환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며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부임해 공직을 수행 중인 이 대사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을 이유로 무작정 귀국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통령실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또 “이 대사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고, 공수처도 고발 이후 6개월간 소환요청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한·미·일·호주와 안보 협력과 호주에 대한 대규모 방산 수출에 비추어 적임자를 발탁한 정당한 인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