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경항공모함(경항모) 도입의 당위성과 비전을 논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사진=해군 제공)
해군이 경항공모함(경항모) 도입의 당위성과 비전을 논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사진=해군 제공)

[국방신문=김한규 기자] 해군은 4일 충남대학교에서 ‘국가안보의 핵심전략자산, 경항공모함의 필요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해군과 충남대 한국해양안보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선급이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경항모 도입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발표과 토론을 통해 사업 추진동력을 확보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정승균 소장), 미 텍사스안젤로주립대 브루스 벡톨 교수, 충남대 국가안보융합부 길병옥 교수 등 국내외 국방안보 전문가들이 참가해 3개 섹션에 걸쳐 주제 발표와 지정토론을 펼쳤다.

특히 이날 세미나는 인터넷 화상회의체계를 이용한 웨비나(Webinar·Web+Seminar) 형식으로 열렸으며 발표자·토론자 등 최소 인원만 현장에 참가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아울러 국방부·해군·국방홍보원 유튜브 채널로도 실시간 생중계됐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동영상으로 전한 환영사에서 “우리 해군은 멀리 아덴만에서부터 동·서·남해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보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주변국들의 해군력 증가와 감염병·식량 등 비군사적 위협에도 직면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위기가 시작된 곳이 바다라면 그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곳도, 막아내야 할 곳도 바로 바다”라고 강조하고 “경항공모함은 해상·공중·지상 전력이 함께하는 합동작전의 결정체이자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해양주권과 국익을 수호하는 국가전략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1세션에서는 벡톨 교수가 ‘미국의 관점에서 본 한국해군의 경항공모함이 갖는 전략적 비전과 미래’를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섰다.

벡톨 교수는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이미 경항모를 보유했거나 확보할 계획”이라며 “장거리 원정역량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세계화 추세에서 한국 해군도 경항모 도입을 통해 아시아 내 주변국 대비 적정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항모는 전력투사, 대규모 초수평선작전, 평화유지작전을 비롯한 다양한 해상작전을 장기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한국 해군이 경항모전투단을 갖출 경우 괄목할만한 작전 능력의 성장을 이루고, 독립적 작전 수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동맹국과의 연합연습에서 보다 향상된 능력을 갖추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세션에서는 정승균 기획관리참모부장이 ‘경항공모함의 작전·전략적 유용성’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정 기획관리참모부장은 “우리 경제는 해상수송에 전적으로 의존해 움직이고 있는데 만약 해상 교통로가 단 하루라도 차단되면 무려 3100억여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최근 주변국은 해양권익 보호를 위해 해군력을 팽창적으로 증가시키고, 역내 안보정세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해상교통로를 포함한 해양에서의 국가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해군의 경항모 도입은 지난 1996년 해군력 개선계획으로 첫 제기된 이래 꾸준히 추진해온 오랜 염원”이라며 “경항모는 전·평시 해상교통로 보호는 물론 테러 억제, 재해·재난구호, 해외 동포 이송·구출 등 포괄적 안보위협에 대응 가능한 작전적·전략적 유용성이 뛰어난 최적의 전력이 될 것인 만큼 경항모 사업에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 비용에 관한 우려에 대해서는 “경항모 사업에 소요되는 2.5조 원 가량은 국내 산업에 모두 투자되는 것을 감안해야 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안보 보험’이란 거시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한남대학교 군사전략대학원 양욱 겸임교수는 “해군에서 항모를 확보해야만 승리가 보장된다는 작전적 필요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전략적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경항모를 통해 주변국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인가, 상황에 따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분석과 명확한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3세션에서는 길 교수가 ‘경항공모함의 국가안보전략 및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제시했다. 길 교수는 “경항모전단 건설은 국가안보 확립과 경제성장, 첨단 핵심기술 개발 모두에 기여할 수 있는 국방 뉴딜 정책”이라며 “미·영국의 항공모함 건조 사례를 볼 때 국내 개발을 전제로 하면 조선업 20조 원, 항공우주산업 2.7조 원 등 산업계 추산 경제적 파급효과는 향후 약 35.8조 원”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반세기 동안 국방 연구개발 투자는 투자액 41.2조 원 대비 10배 이상인 442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경항공모함 건조 사업은 방산 내수시장 활성화와 수출 증진,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선순환적 방산 생태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방위사업청 김은성 방위산업진흥국장은 “경항모 사업을 미리 추진했던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기술발전 추세를 예측함과 동시에 우리 기술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또한 사업 과정에서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육·해·공군, 해병대 연합전력 등에 통합된 노력이 이뤄져야만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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