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규 기자 본지 편집국장
김한규 기자 본지 편집국장

 최근 강원도 고성지역 동해안으로 잠수복을 착용하고 바다 수영으로 해안에 접안하여 군부대 철책 수로를 통해 침투한 20대 초반의 북한인을 국방부는 민간인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만 17세만 되면 10년에서 13년까지 군 복무를 한다. 그렇다면 20대 초반인 정상적인 북한 민간인은 대부분 군인이라고 보면 합당하다.

2020년 11월에 동일한 부대 GOP 내륙 철책을 상단통과해서 침투한 북한인도 민간인이었고, 체조선수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난 1월 16일 바다로 온 북한인은 국방부에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수영선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민간인이라고 하면 침투가 아니라 귀순이거나 도발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비군사적임을 간접적으로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참으로 북한인의 침투의도를 분석하는 기술이 부족한 것 같다.

최근 북한의 민간인 침투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분석력이 미진한 것과 경계실패에 대한 이유를 첨단장비의 불량에서 찾는다거나 경계근무에 임하는 장병들의 근무 기강의 해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가장 큰 잘못은 정보참모의 분석력이 부족해서이다. 북한의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철책을 뚫고 오든, 책철 위로 넘어오든 침투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철책이기에 ‘침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작전 및 관심지역내의 적과 지형, 기상에 관한 정보수집, 분석 및 평가의 책임이 있는 정보참모는 침투한 북한인의 의도를 정확하게 밝혀냈느냐? 하는 의문이 앞선다. 보다 객관성이 있고, 신뢰성이 높은 분석과 평가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박정환 합동참모본부장이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2사단 귀순자 상황보고를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박정환 합동참모본부장이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2사단 귀순자 상황보고를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이번 강원도 고성 해안침투 사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들의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영상 8°C의 온도에서 6시간 동안 수영이 가능한가? 침투수단을 수영만이라고 왜 단정을 짓는가? 침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방안으로 선정하고 가장 채택 가능한 수단을 도출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한 내용이 보이질 않기 때문에 정보참모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오히려 더 근접한 분석은 잠수함을 이용, 근해에서 추진기로 바꿔 타고 침투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의 해류로 볼 때 수영으로는 접안이 불가능한 상태다. 풍향도 서풍으로 강하게 불고 있어 접안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특수훈련을 받은 자가 아니면 단순한 수영에 의한  해안침투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장관은 침투한 북한인을 민간인이었고, 북한의 내륙에서 출발하여 6시간 수영으로 남하해서 침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득력이 부족하다. 또 하나의 의문이 남아 있다. 48개의 수로 중에 유일하게 침투 가능한 그곳으로 왔을까?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미심쩍은 일이 아닐 수 없다. 1/48의 확률을 믿어야 할까? 정보참모는 이 분야에 대해서도 신뢰와 정확도를 잃어버렸다.

작전지역내에 첩자들이 존재하고 있는지? 군부대내에는 불순분자는 없는지? 등에 대한 인간첩보 또는 통신첩보도 수집, 분석하지 않은 점이다.

통상 정보참모는 적의 위협을 평가할 때는 가장 위협적인 것을 최우선순위에 둔다. 그런데 왜? 이번 침투사건이나 지난번의 침투사건에 대해서는 위협이 적은 방안에 대한 적의 활동을 채택했는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철책 침투사건에 대한 문제는 정보참모의 역할부족에서 오는 소치라고 평가를 내린다. 따라서 국방부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 적의 위협을 평가하는데 가장 위협적인 방안을 최선의 방안으로 채택하여 분석과 평가를 하고, 그에 상응한 아군의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합동참모본부에서 하는 대국민 상황브리핑도 적군에 대한 상황은 작전본부에서 할 것이 아니라 정보본부에서 하는 편이 훨씬 전문적이고 신뢰성이 높으리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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