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장기화하며 상호 자폭용 소형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하는 등 현대전에서 드론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고가의 최첨단 무기보다 더 실용적인 군사정찰과 공격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군이 공격에 사용한 자폭용 드론은 자체 제작한 것도 있지만 폭발 잔해를 분석한 결과 이란에서 생산한 드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제작한 자폭 드론은 대당 제작비용이 대략 2600만원 가량으로 저렴하고 최대 2500km를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자폭 드론은 미사일보다 크기가 작고 폭발물 탑재용량이 적어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속도가 느리고 엔진소음이 커서 격추되는 경우도 있으나 육안식별이 곤란한 야간이나 동시에 많은 드론을 날릴 경우 격추가 쉽지는 않다.
러시아는 이런 자폭용 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은 물론 발전소 등 주요 에너지 기반시설은 물론 민간지역까지 무차별 공격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옛 소련제 제트엔진 드론을 활용해 400~700km 떨어진 러시아본토 서부에 있는 공군기지를 공격해 군용기와 유류저장소를 파괴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에서 드론 공격은 상당히 효과적이며 대공화기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전쟁의 양상에서 우리나라 군은 드론 공격에 대비해 적절하게 대비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준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함하고 있다. 또 해상완충구역에 방사포를 발사하고 전례 없는 무력도발 행위를 하며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어 우리 군은 어느 때보다 더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이 치밀하게 대비해야 할 분야로 북에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도발 행위 중 전면적으로 과시하지 않고 있는 예상 공격 형태는 첫째 모든 기반시설에 대한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 둘째 EMP(Electromagnetic Pulse, 전자기파) 공격, 셋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보여주고 있는 드론 공격 능력이다.
북한은 미사일과 포격 능력을 과시하면서도 우리 군의 사전 대비능력 강화를 둔감하게 할 목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숨겨놓은 이 세 가지 공격수단은 전쟁개시와 동시 활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중 우리 군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고 침투하여 군사정찰과 요인암살 및 중요시설 폭파에 활용할 드론의 생산 능력은 과거보다 상당히 향상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그동안 소형엔진을 활용한 드론 제작을 해왔는데, 2014년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경우 청와대를 촬영한 사진이 발견된 바 있으며, 2017년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드론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고, 추가로 강원 삼척과 백령도에서도 다른 형태의 드론이 발견된 바 있다.
기상조건 악화로 추락해 발견된 것 외에도 은밀하게 우리나라 군사기지를 포함한 중요시설을 정찰하고 복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계속해서 자체기술을 발전시켜 레이더 회피를 위한 소재와 소형화한 무인기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되며, 정찰목적 외에도 폭발물을 탑재시켜 군집 비행하듯 공격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또 중국산 저가 레저용 드론을 활용해 정찰과 공격 가능성도 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되고 있는 드론 정찰과 공격 방법을 충분히 모방하고 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비해 방사청에서는 2026년까지 LIG넥스원과 북한 드론 공격에 대응한 전파방해장치(재머, Jammer)를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무인기와 드론 공격에 대비해 우리 군의 충분한 방어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력화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또 대기업 위주가 아니라 여러 중소기업별로 보유 생산하고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을 복합적으로 융합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해야 마땅하다.
방어도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감시정찰용 드론의 한계점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찰과 공격의 극대화를 위해 획기적인 군사용 드론 개발이 필요한 때다.
고가의 정밀 유도미사일보다 실용적이며 효과적일 수 있는 저가용 자폭 드론으로 북한의 미사일과 핵시설을 비롯해 모든 군사용 갱도 입구를 방향과 각도 구분 없이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아울러 공격과 정찰용으로 활용되는 드론은 예비량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즉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특히 정밀타격용 자폭 드론은 탄약 전투예비량과 같은 수준으로 전쟁 초기에 보충수요가 확보되어야 한다.
전쟁은 평소에 준비하지 않으면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적 교훈을 통해 배워왔듯이 먼저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군 당국은 단위부대별 드론 운용 전문 인력도 꾸준하게 양성하길 바란다.
<류원호 논설위원 약력>
-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 세종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겸임교수
-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 이사
- 한국정보기술전략혁신학회 전문위원
- 디지털혁신과미래포럼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