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는 하늘을 날며 5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먹이를 발견할 정도로 시력이 좋고 예리함과 정밀한 감각으로 정확하게 사냥하기 때문에 ‘하늘의 제왕’으로 지상 동물들의 공포 대상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강력한 전투기와 폭격기보다 활용도가 높은 것이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독수리와 같은 존재의 작은 무인기 드론이다.
러시아는 이란제 등 자폭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과 군사기지는 물론 민간인 대상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드론을 활용해 정찰하거나 러시아 군사기지와 장비를 파괴하는 반격을 하고 있다.
현존하는 드론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죽음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미국의 ’MQ-9 리퍼’는 2.2t의 무게로 5,900km를 비행하며 정찰과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장점이 있다. 대당 가격도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전쟁에서 돋보이는 것은 대부분 저가형 소형 드론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활용한 군사작전은 갈수록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공중에서 드론과 지상에서 무인전투 차량에 의해 인간이 투입되지 않고 적에게 피해를 주는 무인전투의 출발점이 시작된 것이다.
드론은 인간이 접근하기 곤란한 곳에 투입되어 적의 움직임을 실시간 제공하며 공격이 가능한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인간이 탑승하는 항공기보다 위험부담 해소와 예산 절감 효과도 크다.
영화의 장면에서 보는 것처럼 소형 공격용 드론이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특정 공격목표를 암살하려 하는 기술의 개발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추세대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드론의 기술이 뛰어난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드론에 인공지능을 탑재해 자율비행을 이미 적용하고 있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다르게 저가형 공격 등 자폭용 드론을 생산하는 나라는 이스라엘, 이란, 튀르키예를 꼽을 수 있지만, 드론 제조기술과 능력을 충분히 확보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처럼 공격과 정찰목적의 대형 드론을 생산 보유하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DJI사에서 제작하는 저가 실속형 민수용 드론의 경우 세계 드론시장의 9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일찌감치 국가안보 차원에서 DJI사 드론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촬영 자료와 운항기록 등 수집된 데이터가 DJI사 서버를 통해 중국 정부에 넘어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2017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정부에서 요구 시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DJI사는 공개적으로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정부의 요구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DJI사 드론의 위험요소는 수집한 데이터는 기본이고 계정을 관리해야 하는 사용자의 인적사항과 연락처, 위치 등을 수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시장을 장악한 DJI사 드론은 중국의 눈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도 상당량의 DJI사 상용드론이 직접 또는 제3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수출돼 정찰 및 공격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 정부와 DJI사는 별도의 예산을 투자하지 않고 산악과 도심 등 전장에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며 미래전투에 적합한 드론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대량의 정보 수집이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북한의 저가형 소형 드론이 우리의 상공을 휘젓고 다닌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에 따라 저가용 드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군은 대대급 이상 제대에 드론을 운용하고 있지만, 타격목적이 아닌 정찰목적의 드론이어서 안타깝다.
그런 점에서 국방부가 26일 드론전력을 활용한 감시 정찰과 타격 및 전자전을 임무로 ‘드론작전사령부’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드론전투의 중요성에 따라 별도의 전담조직을 창설하는 것은 당연히 잘된 일이다.
향후 인력과 예산만 투입되었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아야 하며 실효성 있는 첨단화된 드론을 확보하고 조기에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발전되길 희망한다.
일부 방산업체에서 스텔스 기능은 물론 공격용과 자폭용 드론 제작을 하고 있다.
공격용 드론은 미사일과 전투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숨겨져 있는 북한 군사시설 및 장비와 갱도 입구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승리를 확신할 때까지 드론 공격이 이어질 수 있는 충분한 예비량도 갖춰야 한다.
<류원호 논설위원 약력>
-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 세종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겸임교수
- 세종대 국방사이버안보연구소 사이버정책 연구교수
-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 이사
- 봉사단체 사계절 이사
- 한국정보기술전략혁신학회 전문위원
- 디지털혁신과미래포럼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