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윤석진 기자] 군 당국이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대응책으로 ‘합동드론사령부’를 조기에 창설한다.
또 적이 탐지하기 어려운 스텔스 무인기와 소형 드론 등을 올해 내에 국내 생산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국가안보실·국방부·합동참모본부·국방과학연구소(ADD) 등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전략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감시, 정찰과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는 합동 드론부대를 창설하고 탐지가 어려운 스텔스 무인기, 소형 드론을 연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라”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합동드론사령부를 서둘러 창설하고, 이 사령부를 통해 감시·정찰과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군 당국은 지난번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을 계기로 방공망 허점 보완 수준으로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보다 적극적인 공격과 방어 등에 나서는 방안을 두고 고심해왔다.
군 당국은 이날 드론 전력 확충과 함께 감시·식별·타격체계를 강화해 무인기·드론 방공망을 더 촘촘히 짜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합동드론사령부의 작전운용 개념이나 지휘구조, 편성,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추진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검토 과정은 많지만, 이른 시일 안에 창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합동드론사령부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의 관련 기존 부대와 인력이 합동으로 참여해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윤 대통령이 ‘연내 생산’을 지시한 스텔스 무인기, 소형 드론 등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이미 확보한 관련 기술을 활용하면 올해 내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자신감을 보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ADD는 체계개발을 하기 전에 다양한 기술을 개발한다”며 “스텔스 무인기 기술을 과거부터 자체적으로 해오던 것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내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집중해서 개발 속도를 높여서 해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어 적 드론을 잡는 이른바 ‘드론 킬러 드론’ 체계도 신속히 개발하기로 했다.
‘드론 킬러 드론’은 적 드론을 레이저빔이나 총기 발사, 그물망 투하 방식 등으로 격추하거나 무력화하는 드론 체계를 말한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구체적 실행 계획은 이날 밝히지 않았으나, 관련 예산과 필요한 전력화 시점 등을 고려해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군은 감시·정찰·타격용 드론과 무인기 확보 뿐 아니라 적의 드론·무인기를 찾아내고 격멸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우선 레이더 등 탐지 자산을 접적 지역 전방에 배치해 광역 감시·식별이 가능한 체계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군은 이와 함께 탐지 즉시 어떤 물체인지 식별하고, 다수의 항적을 동시에 추적하며, 저공비행하는 무인기까지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 당시 이를 가장 먼저 탐지한 국지방공레이더(TPS-880K)부터 확충에 나선다.
아울러 적 드론·무인기가 침투했을 때 타격 체계로는 ‘드론건’(재머·전파방해장치) 등을 새로 확보해 민간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지상 대공무기들과 적 무인기 탐지 자산의 정보가 연계되지 않았던 점도 보완해 적 무인기 표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시켜 통합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탐지-타격 자산의 표적 정보 실시간 연동 체계 구축은 기존 무기체계의 지휘통신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보수가 필요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드론·무인기 탐지·방어 자산의 도입 시점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현재 소형 무인기 탐지는 어렵다”면서도 “허를 찔리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탐지·추적 역량을 최우선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우리도 필요시 공세적으로 운용할 전략 전술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방어적 성격만으로는 적을 억제할 수 없으므로 공세적 부분까지 구비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