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신문=양기반 기자] 군이 무인기와 새 떼, 풍선을 구별할 수 있는 탐지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긴급 소요 결정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의 소형무인기에 서울 핵심지역 비행금지구역(P-73)까지 뚫리자 무인기나 드론을 신속히 잡아낼 수 있는 감지 및 타격체계 신속 도입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이 개발해 자국에 실전 배치한 ‘스카이 스포터’(Sky Spotter)라는 무인기 감지체계가 우선 검토 대상으로 알려졌다.
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와 육군은 긴급 소요로 이스라엘제 무인기 감지체계 ‘스카이 스포터’를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이 개발한 스카이 스포터 센서는 비행체를 추적해 위치, 비행 방향, 착륙 예상 장소 등을 분석하는 최신 감지체계다.
라파엘의 자료에 따르면 스카이 스포터는 광시야(WFOV) 센서를 이용해 감시대상 영역을 탐색한 뒤 협시야(NFOV) 센서로 목표물을 식별해 그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 레이더가 물체를 점으로만 나타내는 데 비해 스카이 스포터는 비행물체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자 눈’ 기능을 함으로써 일정 크기 이상인 물체가 무인기인지 새 떼나 풍선인지 등을 초기부터 식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레이더에서는 최초 북한 무인기가 ‘점’으로 나타나 무인기로 정확하게 판별할 때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
특히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중 1대가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한 것이 레이더에 잡혔으나 당시 군은 이를 북한 무인기가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가 합참의 전비태세검열실 조사를 거쳐 북한 무인기로 뒤늦게 확인해 번복한 바 있다.
라파엘은 스카이 스포터의 협시야 센서가 반지름 1m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의 양 날개 너비가 2m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군이 초기 포착한 시점부터 정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양 날개 너비) 6m 이상급 무인기에 대해선 레이더가 자동으로 (식별)하거나 육안으로 보고 직접 격추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있지만 3m 이하 소형무인기는 사실상 최적화된 대응체계가 미흡하다”고 우리 군의 소형무인기 대응체계의 보완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군은 스카이 스포터가 레이더나 열상감시장비(TOD)를 보완하는 효과를 평가해 긴급 소요로 결정할지 다음 달까지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구매 또는 개발 단계인 무인기 타격체계 외에 새로운 대(對)드론 타격체계도 긴급 소요 대상으로 함께 고려 중이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추가 전력 소요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세부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군이 탐지자산 측면에서 현재 양산되고 있는 ‘국지방공레이더’ 전력화를 계속 추진하는 것에 더해 외국산 무기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