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4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민관군 합동 ‘2022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4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민관군 합동 ‘2022 방산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무인·로봇·인공지능(AI) 산업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에서 미래 성장산업으로 화두가 된 데 이어 대기업들의 잇따른 투자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기업과 글로벌 IT 기업들이 로봇 및 AI 산업 투자를 확대하면서 무인·로봇·AI 산업이 증권시장에서도 새로운 투자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 무인·로봇·AI 기술을 접목한 무기체계 개발 및 전력화, 수출시장 개척도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로봇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단연 국방 및 산업용 로봇 제조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94.8% 올랐고 시가총액은 6540억원에서 1조6551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국내 로봇주 최초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연초 3만원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5일 기준 8만72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3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올라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레인보우로보틱스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94만주를 취득하면서 이 회사의 몸값이 크게 올라갔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에 589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삼성전자 로봇 사업의 첫 투자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로봇 사업화 전담팀(TF)을 상설 조직인 로봇 사업팀으로 격상한 데 이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하면서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 최초의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했으며 미국 해군을 비롯해 정부를 최대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MIT대학, 퍼듀대학, 컬럼비아대학과 구글도 휴보를 구입했다.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해 판매까지 하는 건 세계적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유일하다는 평가다. 이런 경쟁력을 앞세워 이 회사는 협동로봇(로봇팔)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의 안전 관련 문제점을 보완해 작업자와 한 공간에서 협력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제조 현장은 물론 서비스업 분야로 로봇 활용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자체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2’.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자체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2’.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삼성전자 외에도 현대차가 소프트뱅크로부터 유명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고 로봇 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LG전자는 SG로보틱스 지분투자를 시작으로 서비스용 로봇 업체 인수 및 자체적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은 지속해서 로봇 분야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자체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1772억달러(약 21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처럼 로봇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뉴로메카(82.3%), 티라유텍(57.7%), 휴림로봇(56.0%), 로보스타(48.0%) 등도 올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였다.

로봇 산업이 새로운 투자 테마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도 올해 들어 20% 가까이 상승했다.

‘KODEX K-로봇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올 들어 26일까지 19.42%를 기록했다. 이 ETF는 로봇 산업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로,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 LG전자, 로보티즈, LG이노텍 등을 담고 있다.

세계적인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적극적으로 AI를 실생활에 접목한다는 소식도 AI 관련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MS가 AI를 활용하기로 하면서 구글도 이에 질세라 AI를 접목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선보일 태세다.

MS가 검색 엔진 ‘빙’에 오픈AI의 챗GPT를 적용한다는 소식에 구글은 올해 5월 연례행사를 통해 AI 기술력을 공개하며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은 AI를 활용한 프로젝트 20여개를 올해 공개할 계획이다.

AI를 둘러싼 세계적인 IT 기업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도 AI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AI 기술 발달이 빨라지고 다수 기업이 AI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2대주주인 코난테크놀로지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81.2% 상승했다. 검색엔진과 비정형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코난테크놀로지는 SK텔레콤과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긍정적인 산업 전망에 힘입어 AI 관련주의 주가 상승도 가팔라졌다. 알체라(77.5%), 셀바스AI(77.1%), 솔트룩스(65.1%), 오픈엣지테큰놀로지(64.6%) 등 AI 관련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무인·로봇·AI 산업은 미래산업으로 꾸준하게 언급됐지만,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되기 어려운 분야로 인식돼 왔다”며 “그러나 거대 기업들의 투자와 정부 지원 정책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것이 예상되는 국내 로봇·AI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방위사업청을 중심으로 1200억원 규모의 ‘방산기술 혁신펀드’(방산펀드)를 조성해 항공우주‧AI‧로봇‧드론 등 국방 관련 첨단 과학기술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AI‧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면서 국방‧민수(民需) 융합과 민간 주도의 무기체계 혁신이 방위산업의 당면과제라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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