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1사단 드론팀이 해안경계작전 수행을 위한 ‘해안대대 드론봇 전투실험’ 장면. 자폭드론이 미식별 보트를 폭파하고 있다.(사진=육군 제공)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정지! 정지! 검정색 보트는 운항을 중지하고 정지합니다. 정지하지 않으면 발포하겠습니다.”

미식별 보트 옆으로 다가온 ‘경보 드론’이 스피커로 경고방송을 했다. 보트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야간에도 선박을 추적할 수 있는 ‘서치(조명) 드론’이 주위를 맴돌며 위치를 확인하며 계속 감시했다. 선박에 폭발물을 투하하는 ‘폭탄 드론’, 소총 사격을 하는 ‘사격 드론’, 선박을 폭파하는 ‘자폭 드론’이 순서대로 출동하며 상황이 종결됐다.

지난 2018년 9월 지상정보단 드론봇 전투단 창설과 함께 육군의 지역방위사단 드론봇 전투체계 시험부대로 지정된 육군31사단 드론팀이 해안경계작전 수행을 위한 ‘해안대대 드론봇 전투실험’ 장면이다.

우리 군의 미래 전장을 주도할 드론봇 전투체계 구축사업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속도를 더하고 있다.

국방부가 올해 최우선 과제로 AI(인공지능), 드론, 로봇을 국방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선도키로 한 가운데 방위사업청은 2020년부터 10여 년 동안 드론 개발에 2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육군2작전사령부가 3일 개최한 ‘드론봇 전투체계 및 AI해안통합감시체계 발전방안 토의’에서 김정수(대장·맨 앞줄 오른쪽 두번째) 사령관과 김용우(맨 앞줄 오른쪽 첫번째) 전 육군참모총장 등 토의 참석자들이 전시된 드론 등 무인 장비들을 둘러보며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육군 제공)

◇ 올해 상반기 공격 드론 실전 배치 ‘시범 운용’

3일 국방부와 방사청에 따르면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공격 드론’이 올해 초부터 군에 실전 배치돼 시범 운용된다.

방사청이 지난해 12월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실전 배치하는 공격 드론은 자폭 무인기와 소총 조준사격 드론,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등 3종이다.

군은 또 드론·로봇 등 무인화된 전투체계와 AI 기반 감시시스템의 소요제기, 시범운영, 전력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미래 전장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작전 수행 여건을 보장하고, 책임 지역 해상에 대한 더욱 촘촘한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갖춰나갈 방침이다.

군이 미래전에 대비해 구축하는 ‘드론봇(Dronbot·드론과 로봇의 합성어) 전투체계’는 드론으로 적의 핵심표적을 감시·타격해 전투 효율성을 높이고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투체계를 말한다.

육군은 미래전에 대비하고 병력감축·작전지역 확대 등의 안보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드론봇 전투체계를 5대 핵심전력(5대 게임체인저)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전장에서 드론은 공격, 정찰, 수송, 제독 등 인간의 손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살과 이란의 이라크 미 공군기지 공격 과정에서 드론은 핵심 공격 수단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방사청은 미래 합동전장에서 적용될 국방 공중무인체계(드론)의 운영개념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를 기초로 최적화된 전력화 계획을 반영, 중장기 종합발전 로드맵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민간에서 확보할 수 있는 상용 드론의 획득과 관리기준도 정립하고 공중무인체계 전력화 계획이 구체화되는 것과 연계해 각 군의 부대구조도 개편해 나갈 계획이다. 국방공중무인체계의 성공적 추진 기반이 되는 주파수 획득, 공역통제, 암호정책 등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육군2작전사령부(2작전사)는 3일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해 ‘드론봇 전투체계 및 AI 해안통합감시체계 발전방안 토의’를 개최했다.

이날 토의에는 김정수(대장) 사령관과 육군 드론봇 전투체계 최초 도입을 주도했던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카이스트 윤국진 교수, 항공우주연구원 강왕구 박사 등 분야별 전문가와 군 관계자들이 참석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군사 분야 적용 방안을 논의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중부지역 드론교육센터를 찾아 드론봇 전투체계 조기구축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사진=육군 제공)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중부지역 드론교육센터를 찾아 드론봇 전투체계 조기구축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사진=육군 제공)

◇ 18개 드론교육센터 개설…연간 1000명 ‘드론 전사’ 배출

육군은 미래전의 주역으로 주목받는 드론봇 전투체계를 운용할 조종·정비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전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드론봇(Dronbot·드론+로봇) 전투체계를 구축해도 이를 능숙하게 조종하고 정비할 인력이 없다면 드론봇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육군은 지난해 말까지 군단·사단급 부대의 관할 권역에 총 18개 드론교육센터를 개설했다. 지난해 10월 한 달에만 3군단, 35·37·53사단 드론교육센터를 가동했다.

군은 18개 드론 교육센터를 통해 연간 최대 1000여 명의 ‘드론 전사’를 배출할 계획이다.

각 센터는 이론교육부터 실기평가까지 4주 교육과정으로 대대급 이상 부대에서 경계·방호·수송·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할 드론 조종자를 양성한다. 센터별로 시뮬레이터를 비롯한 각종 장비와 시설을 갖췄으며 산악·해안·도시지역 등 부대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권역별 드론교육센터 중에서 가장 먼저 개설된 정보학교 드론교육센터가 18개 드론교육센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지역 드론교육센터에서 필요한 교관을 양성하고, 센터의 운용을 총괄 지도하는 역할을 하면서 야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전투수행 기능별 드론 고등기술을 개발해 지역 센터를 지원하는 임무도 병행한다.

군은 드론을 활용한 군사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안티 드론(Anti-Drone)’ 분야에도 관심을 쏟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드론 공격·방어체계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중부지역 드론교육센터를 찾아 “드론봇 전투체계는 미래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첨단과학기술군 육군의 핵심전력으로 이를 운용하는 전문인력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드론봇 전투체계 조기구축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11월 1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0)’에서 육군 드론 운용 요원들과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장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0)’에서 육군 드론 운용 요원들과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장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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