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경찰청교회 목사
변요한 경찰청교회 목사

“그가 그 밭 가운데에 서서 그 밭을 보호하여 블레셋 사람들을 죽였으니 여호와께서 큰 구원으로 구원하심이었더라”(역대상 11:14)

오늘 본문에서 밭을 지킨 사람은 12절에 보면 ‘엘르아살’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창 전쟁 중입니다. 그것도 15절 이하를 보면 다윗뿐 아니라 군사 대부분은 블레셋에 포위를 당해 산 위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보리밭이라면 평지 아닙니까? 정규군과 많이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정규군이 포위되어 있으니 지원군이 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그는 왜 보리밭을 지키고 있었을까요? 죽음이 두렵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그는 상부의 명령이었기에 목숨을 걸고 지켰습니다. 그리스도의 군사인 우리도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병사로 복무하는 자가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병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디모데후서 2:3~4)

여기서 모집한 자는 누구입니까? 군인과 경찰로 부르신 이가 누구입니까? 국가입니다. 그러므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는 것’은 국가에 생명을 바쳐 충성하는 것입니다.

남북한 군경을 통틀어 6.25 전쟁에서 최초 사상자였으며 꽃다운 나이에 나라에 목숨을 바친 전대욱 경사도 그러했습니다.

그는 강릉경찰서 소속으로 한여름 새벽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 경계 및 정찰 근무를 하던 중 어둠 속에서 수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조치하는 과정에서 발각되었음을 인지한 북한군이 총을 쏴 살해당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수상한 물체는 바로 북한군 945 육전대(陸戰隊) 소속 발동선 30척과 어뢰정 4척이었습니다. 북한군 전체의 총공격 시간 새벽 4시보다 1시간 전부터 이미 모든 지역을 통해 남침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 3일 만인 28일에 서울이 함락됐는데, 7월 1일 UN군이 개입하기 전에 북한군이 남으로 남으로 밀고 내려왔다면 과연 이 지구상에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왜 북한군은 서울을 함락시키고 나서 3일 동안 남하를 멈추고 지체했을까? 많은 의문이 듭니다. 남침을 감행한 김일성이 6.25 전쟁 ‘패인’으로 꼽을 만큼 ‘3일 지체’라는 계획 차질을 뼈아프게 봤다고 합니다.

북한군은 순식간에 서울을 함락시켰다는 즐거움에, 잔치하느라 3일 동안 서울에서 머물렀을까요? 결단코 아닙니다.

여러 학설이 있지만, 춘천과 화천에서 그 중요한 3일을 막은 6사단 7연대와 2연대, 그리고 춘천, 화천 시민과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6.25 남침 전 북한 자체 전투력 평가에서 ‘1등’을 한 사단들을 대항해서 말입니다.

영국 리버풀 워커미술관에 ‘에드워드 포인터’라고 하는 화가가 베수비오 화산 폭발을 상상해 그린 그림이 전시돼 있습니다. 서기 79년 고대 로마제국의 폼페이를 잿더미로 만든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극 고온의 화산재와 용암 덩어리, 유독 가스 등이 약 15분간 분출되었다고 합니다.

포인터 화가는 화산의 폭발로 불덩이가 폭탄처럼 떨어지고 뜨거운 화산재가 밀려오는 그 사이로 사람들이 아비규환 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사람들은 화산재와 불을 피해 성 밖으로 몰려나갔지만, 그 와중에 성문 곁에서 묵묵히 서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는 그 성의 문지기였습니다. 뜨거운 화산재와 불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그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맡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묵묵히 서 있었습니다. 그림의 제목은 ‘충성’입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이 맡은 일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충성’입니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충성’한 이들을 꼭 기억하고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다윗도 역대상 11장을 통해 “사소한 임무에도 목숨을 걸고 충성”(12~14절)했던 이들과 ‘무명용사’들까지 발굴하여 그들의 이름과 업적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런데 사무엘하 23장과 역대상 11장을 비교하면, 사무엘하에는 다윗의 용사가 31명 기록되어 있고 역대상에는 48명으로 기록돼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사무엘서가 바벨론 포로 전에 기록한 이스라엘 역사서이고, 역대상은 그 후 500년이 지나 바벨론 포로 후 돌아와서 기록한 역사서이므로 ‘시기라는 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발굴’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면 ‘500년 동안 다윗의 용사들을 조사한 결과 17명을 더 추가로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이들을 더욱 발굴하고 그 가족들도 좀 더 가까이 살피고 배려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도운 형제 나라들에 대해서도 그 고마움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6.25전쟁 때 16개국의 전투지원국과 6개국의 의료지원국, 38개국의 물자지원국 등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참전해 기네스북에 기재될 만큼 한국을 도운 그들에게 감사와 함께 그들의 희생적인 사랑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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