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와 네 집에 주신 모든 복으로 말미암아 너는 레위인과 너희 가운데에 거류하는 객과 함께 즐거워할지니라”(신명기 26:11)
추석이 우리 고유 명절인 것은 다 아시지요. 특히 추석은 다른 명절과 달리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친 명절이라고 합니다.
당나라 때인 서기 838년 일본 승려 ‘원인’이 중국에 가다 표류해 신라의 장수 장보고가 경영하는 신라 절간인 ‘적산원’에서 보호를 받으며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라는 일기를 써서 남겼습니다.
그해 8월 15일(음력)자 그의 일기를 그대로 옮기면 이러합니다. ‘사원에서는 떡과 과일을 차리고 8월 보름을 쇠었다. 그러나 이러한 명절은 아무나 쇠는 명절이 아니고, 유독 신라만 쇠는 이유는 신라와 발해와 싸웠을 때 전승을 기원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노승들이 말했다. 그리고 이 추석은 여러 가지 음식과 풍악, 가무로 밤을 지새우는데 사흘을 계속하다 멎었다. 이 적산원에서 고국을 그리며 이 명절을 즐긴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추석을 맞아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서 복무하는 군인들과 시민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명절이면 더 긴장해야 하는 경찰들을 생각해 봅니다.
물론 지금은 전쟁이 아닌 평화의 때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식민지 치하나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지만, 분단국가의 현실에서 군 복무로 전선을 지키는 군인들과 최일선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분투하는 젊은 경찰들의 희생이 매우 큰 것은 사실입니다. 또 이들을 지휘하며 관리하는 일선 지휘관들을 생각할 때, 이들 군인과 경찰이 더 나은 근무환경과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무거움과 감사의 마음을 동시에 갖게 됩니다.
오늘 머리글의 성경 말씀을 묵상하면서 오히려 추석이기 때문에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레위인들과 그들 중에 거류하는 객들, 이방인들에게는 땅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레위인은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만 전념하도록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분배해 주실 때 따로 땅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땅으로부터 얻는 소출에 따른 즐거움이 없었습니다.
이에 주님은 땅을 분배받은 이스라엘 다른 지파 사람들에게 ‘너희만 즐거워하지 말고 레위인과 거류민들에게도 즐거워할 수 있도록 풍성한 복을 나누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고아와 과부들과도 나눔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 주심을 맛볼 수 있게 하라고 하십니다.
추석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날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가족이 없거나 물질이 없거나 가족을 떠나 멀리 외국에 가 계신 분들이나 아니면 우리나라에 오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도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가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길 바랍니다. “그 이튿날 그가 주막 주인에게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며 이르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돌아올 때에 갚으리라”(누가복음 10:35)
그리고 음식 준비하고 대접하고 그것을 치우느라 몸살이 나고 힘들어하는 우리의 어머니, 이모, 누나들을 거들어 함께 이러한 일을 한다면 ‘명절 증후군’이라는 단어는 없어지지 않을까요?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디모데전서 5:8)
가족을 돌보는 것은 먼저 가족들의 필요를 ‘채워줘라’(Provide)입니다. 그러나 그 채움은 하나님의 방법에 따라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광야 시절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루에 하루분의 만나를 주시고 여섯째 날만 안식일을 지키도록 이틀분의 만나를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이때 그 만나를 잘 가공하고 예쁘게 포장해서 과자처럼 나누어주신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일해서 얻게 하셨습니다. 이는 자녀들에게 필요한 만큼만 채워주되 스스로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연습도 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지켜줘라’(Protect)입니다. 부모는 늘 반문해야 합니다. ‘내가 자녀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워줌으로 부모를 사모해서 다른 잘못된 사람을 맹목적으로 찾지 않도록 할 수 있는가?’라고 말입니다.
세 번째는 ‘기도해줘라’(Pray)입니다. 사람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고 모든 문제를 풀 수도 없으며, 좋은 인도자가 되는 방법도 잘 모르기 때문에 기도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온전한 예배를 함께 드리고 감사를 표현하며 하나님의 복을 기대해야 합니다. “원하건대 주의 거룩한 처소 하늘에서 보시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복을 주시며 우리 조상들에게 맹세하여 우리에게 주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복을 내리소서 할지니라”(신명기 26:15)
추석 연휴를 맞아 오가는 걸음걸음마다 지켜주시고 보호하시며, 안전운행하게 하시고 만나는 이웃과 가족마다 행복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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