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미국 대선 정국은 전 세계의 관심사이다.
대선 후보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시나 시끄럽기도 하지만 ‘저격’이라는 큰일을 겪고서도 대선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대선 주자 트럼프 후보의 말 폭탄 중에 최근 귀담아 들을만한 이야기가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가질 만큼 가졌다”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트럼프 후보가 북한 김정은과 유대감을 과시하고 해결 불가의 북한의 핵 개발 상황을 자신만이 통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고자 한 메시지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미 대통령 임기 중 북한 핵 통제 정책의 목표를 동결에 두고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여 미국 및 국제정치 차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았다.
실패로 끝나긴 했으나 북한 김정은을 베트남까지 오게 하여 협상 테이블에 앉혔다. 이 과정에서 북핵 동결 및 비핵화라는 한국안보의 거대쟁점에 한국은 제3자로 비껴있었다.
트럼프 후보가 인정하고 동결하고자 하는 핵탄두는 과연 얼마나 될까? 40기에서 50기 정도라고 예상하나, 시간이 갈수록 증가할 것이 명백한 예측이고 2030년 이전에 아마도 200~250기 정도로 구축하려고 할 것이라고 확대 예측하기도 한다.
그 근거는 북한이 세계 패권국 및 주요 선진국의 주요 도시를 목표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 등 지속적인 시험평가를 통해 투발 수단을 정교화하는 것을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핵무기 발사 능력은 정밀화·장거리화할 것이다.
북한의 주장처럼 미국을 사정거리로 하는 수준까지 개발에 도달할 것이고, 이는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
이처럼 갈수록 정교해가는 북한의 탄도탄 핵무기는 현존하는 한국 최대의 위협 무기이다. 그러면 한국은 무엇으로 이를 막을 수 있을까?
한국형 3축 체계 표적의 수보다 월등히 많은 지·해·공 타격수단, 압도적인 한미 미사일 전력, 대량응징보복, 간간이 뉴스에 나오는 핵미사일 탑재 전략 잠수함, 유엔사령부 후방기지의 군수 탄약 물자, 미 항공모함 전투기, 괌 기지의 죽음의 백조 등 즐비한 한미 간 전략 자산과 나아가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동맹 의지 등 방어책은 많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방어적 전력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그 이전에 사용될 것이 자명한데, 정보전력에 의해서 사전에 파악한다고 해도 모조리 선제타격 하기 전에는 방어 충분성과 100% 요격이라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 학기 동안 핵전략 강의를 통해 배운 기억으로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한 국가의 핵 능력은 전쟁 억제력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도 방어력의 핵심이라는 전략적 억제 능력을 지닌다는 점이다.
이점에 기초해 생각하면 북한은 ‘국력의 열세로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개발을 했겠네’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다. 게다가 핵전략 이론상 핵무기는 사용치 않는 군사력, 존재함으로써 기능을 발휘하는 무기라는 점에서 볼 때 그렇다.
대다수 국민은 이 지점에 생각이 놓여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북한의 핵무기 관련한 동향에 이렇게 무덤덤하기가 힘들다.
핵무기를 사용한 것은 지금까지 딱 한 번 태평양 전쟁 때이다.
미국은 2차 대전이 지속하는 가운데 적대국의 핵무기 개발 동향을 면밀하게 살피며 동시에 개발에 착수하여 성공시킨다. 일명 맨해튼 프로젝트다.
개발된 핵무기를 일본에 두 차례 사용했다. 미국은 더이상은 살육 전쟁으로 미국의 젊은 시민이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집행한 것이다.
그 결정 이후 일본인 24만여명이 일순간 열도 위에서 사라졌다. 숨 한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죽었다. 일본 천황은 모든 전선에서 무조건 전면 항복을 선언했다. 핵무기 2발이 종전을 실현해 준 것이다.
북한은 있고 우리에게 없는 이 괘멸적 핵무기는 남북한 상호확증 파괴형 무기이다. 북한은 재래식이든 첨단 재래식이든 전쟁을 지속할 능력을 잃어가고 가고 있다는 가정 아래, 북한이 단기적 도발을 통하여 목적을 달성한 이후 핵무기로 위협을 한다면 한국의 선택은 무엇일까? 무조건 종전이거나, 다시 불안한 휴전이다.
가장 위험한 상태가 도래할 시 한국은 무엇으로 북한의 위협과 실체적 공격으로부터 국가를 지킬 것인가? 미국의 방위 우산일까? 정책은 상황에 따라 변한다. 그것이 현실이기에 안보는 능력을 보유하는 것뿐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한국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
“미국이 파리를 지키기 위하여 로스앤젤레스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 50년여 년 전 프랑스가 핵무기를 개발할 당시 주장한 내용이 시사했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미국이 뉴욕을 포기하고 서울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우문에 현답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 100년 안보를 위하여 자라나는 후대를 위하여 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유영식 전 해군 준장 약력>
- LIG넥스원 전략커뮤니케이션 실장
- 해군 예비역 준장
- 해군 공보과장 / 공보실장
- 제4차 남북 장성급 회담 언론담당
- 2002년 한일월드컵 안전본부 대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