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방신문=송국진 기자]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17일 검찰에 구속됐다.

대장 계급인 육군총장이 재임 중 체포·구속된 것은 197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때 계엄사령관이던 정승화 당시 육군총장이 신군부 반란세력에 의해 체포돼 구속된 이후 45년 만이다.

육군총장은 37만 육군을 지휘·감독하는 수장으로, 국군 의전 서열로는 합참의장에 이어 2위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등 혐의로 이날 구속된 박 총장은 ‘군 미결수’ 신분으로 군미결수용실에 수감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박 총장의 구속영장이 중앙군사법원으로부터 발부됐다고 이날 밝혔다.

중앙군사법원은 박 총장이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총장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정당 등 모든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등의 위헌적 내용이 담긴 포고령 제1호도 박 총장 명의로 발표됐다.

박 총장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엄 포고령 내용을 전달하며 국회를 통제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육군본부 참모진을 중심으로 계엄사령부 편성을 준비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지난 4일 오전 3시께 계엄사 참모진 구성을 위해 계룡대 육군본부에 있는 자신의 휘하 참모부장들에게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또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됐음에도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국방부 지하에서 열린 합참 결심지원실(결심실)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결심실 회의를 두고 ‘제2의 계엄’을 논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총장은 대통령의 담화 발표를 보고 계엄 선포 사실을 처음 알았으며, 포고령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지난 14일 박 총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다음날 특수본에 파견된 군 검찰을 통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총장은 1968년생으로 육사 46기 출신이며 8군단장, 39보병사단장, 지상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군 장성 인사에서 육군총장으로 승진했다.

현재까지 ‘12·3 불법계엄’ 사태로 구속된 현직 군 장성은 박 총장을 비롯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육사 48기),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육사 48기) 등 육사 출신 장군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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